AI의 두얼굴…육가공업계 '웃고' 소비자 '울고'

수급불안 우려 유통가격 올려 육계업계 호황 / 소비자 인식변화 속 치킨가격 인상 불만 높아

지난해부터 계속된 조류 인플루엔자(AI)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 국내 닭고기 업계가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되레 호황을 맞고 있다.

 

AI가 닭고기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소비가 줄지않은 상황에서 닭고기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8일 aT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센터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닭고기 소매가격(중품/kg당)은 555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77원에 비해 500원가량 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70도 이상 온도에서 익혀 먹으면 바이러스가 소멸 된다’는 AI에 대한 인식변화도 닭고기 업계의 매출 신장에 한 몫하고 있다.

 

닭고기 1위 업체인 하림의 경우 올 1분기에 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도 작년동기 대비 15억 원 순손실에서 43억 원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닭고기 공급업체들도 하림과 같이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맹점수 기준 1위 업체인 비비큐(BBQ)가 치킨 가격인상을 결정하면서 눈치를 살피던 치킨업계도 조만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웃고 있는 업계와 다르게 소비자들은 AI피해가 산란계에 집중되어 있음에도 육계가격이 오르는 데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로마트 전주점에서 만난 김형아 씨(46)는“이번 AI로 산란계의 피해가 크고 육계는 전년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닭고기 가격이 올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올 1분기 ‘전북지역 가축동향조사’에서 올 1분기 도내 육계사육두수는 2515만4000마리로 전분기대비 197만2000마리(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업계는 현재 병아리 부족현상이 심각하다며 이로 인한 육계 사육 수 감소와 닭고기 가격 강세가 쭉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3월에 입식한 종계가 본격적인 병아리 생산 활동에 들어가려면 9월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복날 시즌까지는 병아리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고, 닭고기 가격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T 관계자는“닭고기 가격인상은 병아리 부족 때문에 생산지가격이 올라서 생긴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여 진다”며“특히 AI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가 종식된 것과 더불어 가격이 오른 것이 업계가 위기를 맞지 않고 호황을 누리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