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선거에서는 투표권이 없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 직접 뽑은 제19대 대통령에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고, 이어 심상정 후보가 다득표(多得票)했다.
10일 한국YMCA전국연맹이 주관하고 시행한 ‘청소년이 직접 뽑은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모의 투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가 득표율 39.14%(2만245표)로 당선됐다. 이어 심상정 후보가 36.02%(1만829표), 유승민 후보 10.87%(5626표), 안철수 후보 9.35%(4811표), 홍준표 후보 2.91%(1484표) 순이었다.
이번 청소년 모의 투표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전체 득표율이 심상정 후보와 불과 3% 격차를 보인 한편, 일부 지역에서 심상정 후보가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심상정 후보가 득표율 1위를 기록한 지역은 강원(38.1%·1074명)과 경북(31.3%·1108명), 부산(37.8%·1169명), 울산(38.2%·288명), 제주(44%·163명) 등이었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지난 4월 1일부터 5월 8일까지 홈페이지(www.18vote.net)를 통해 선거인단 총 6만75명을 모집했고, 지난 4~5일 이틀간 온라인 사전 모의 투표와 9일 온·오프라인 모의 투표에 청소년 5만1715명(86.08%)이 참여했다.
이 중 청소년 2832명이 참가한 전북지역은 문재인 후보가 49.6%(1406표)로 득표율이 가장 높았고, 심상정 후보 31.8%(901표), 안철수 후보 8.5%(241표), 유승민 후보 7.4%(210표), 홍준표 후보 1.3%(37표) 순이었다.
전주YMCA주관으로 지난 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주 객사 앞에서는 청소년 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모의 현장 투표가 진행됐다.
실제 제19대 대통령 후보의 정당과 이름, 기호가 표로 그려져 있고 아래 빈칸에 기표란이 있는 A4용지 절반 크기의 모의 투표용지를 청소년들에게 나눠주고 투표를 진행했다.
모의 투표소를 찾은 청소년은 학생증과 도서관 대출증 등을 통해 신분을 확인한 뒤 모의 투표용지를 받고 가림막(기표소)에서 투표했다.
이날 전주에서 오프라인 모의 투표에 참여한 청소년 500명 가운데는 문재인 후보에게 47.4%(237표)의 가장 많은 표가 몰렸고, 심상정 후보 30%(150표), 안철수 후보 10.4%(52표), 유승민 후보 10%(50표), 홍준표 후보 1%(5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민찬·김선동 후보는 각 2표, 윤홍식 후보와 무효표는 각 1표씩 나왔다.
모의 투표에 참여한 이선빈 양(전북대 사대부고 1학년)은 “평소 청소년 참정권·투표권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친구들과 같이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이 기뻤다. 지나가며 칭찬을 해주시는 어른들의 말씀에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주YMCA 청소년 담당 손유주영 팀장은 “청소년을 미래가 아닌 현재의 시민이라고 인식할 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더불어 성장한다”며 “모의 투표 결과를 보면 오히려 청소년들이 어른들보다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고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을 뽑았다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