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역사와 문화를 발견하고 명저에서 삶의 좌우명을 건져 올렸던 신정일 문화사학자(사단법인 우리땅걷기 이사장)가 자신을 들여다봤다. 그가 새로 낸 저서 <마음의 발견> (푸른영토)은 지금 내 마음에 필요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학자들의 명언과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소주제별로 엮어낸 책이다. 마음의>
‘마음의 주인’·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누구인가’· ‘마음을 사랑하는 것’ 등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대 마음에 다가가는 길’· ‘그대는 항상 저 멀리 있고’ 등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것을 두루 살핀다.
‘현명한 자는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고 미련한 자는 그 노예가 될 것이다.’(푸블리우스 시루스 <금언집> 중에서)’ 금언집>
신 이사장은 하루에도 오만 번씩 변하는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단지 마음의 중심에 서서 제멋대로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통제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나의 주인이 되게 하는 것.
연연해할 필요도 없다. 가고 오는 것, 그것이 세상의 진리고 우주의 섭리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살라”면서 “이 세상에 무언가를 남기는 것보다 오다가다 만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소중한 것”이라고 덧붙인다.
‘고요히 앉아본 뒤에야 보통 때의 기운이 경박했음을 알았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조급했음을 알았다. 일을 뒤돌아본 뒤에야 전날에 시간을 허비했음을 알았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예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다. 정을 쏟은 뒤에야 평일에 마음 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다.’(진계유 <안득장자언> 중에서) 안득장자언>
지나간 다음에야 알지, 우리가 무엇을 알았겠는가. 지난 뒤에야 너무 각박했음을, 그대를 너무 깊이 사랑했음을 깨닫지만 지나간 것은 다시 오지 않는 것이라서 그저 마음만 아프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적막해져 이윽고 저절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오르는 것은 세상의 이치를 다 깨달은 후에야 가능한 일일 것. 저자는 마음 안에 있는 ‘참 마음’을 발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옛 사람들의 말을 좇아서 가다보면 언젠가 그 마음의 정수에 도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격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