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사실상 ‘한 뿌리’로 간주하고 협치의 제1파트너로 여겼다. 그러나 민주당이 손을 내밀기도 전에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에 ‘러브콜’을 보냈다. 야당을 포섭해 입법 연대의 틀을 마련하기도 전에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놓치게 된 형국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복잡한 기류가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무용론’을 제기한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구(舊)여권인 바른정당과 손잡는 것에 대해 지지자들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당이 어디까지나 민주당과 파트너십을 갖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국민의당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국민의당의 통합논의는 대선 패배 후 바닥에 떨어진 당의 자존감을 되살리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칫 민주당이 개입할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는 규모있는 야당으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국민의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바른정당과 통합은 안 된다. 우리와 합치자’라고 하는 것은 바른 접근이 아니다”며 “국민의당 상층핵심부와 지지자들을 상대로 차분하게 접근하면서 우리당과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