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이 맘껏 함께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

전북일보, 동영상으로 제작 / 518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 20일 원탁회의에서 제창도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지난 16일 오전 전주시 서노송동 도시혁신센터.

 

518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 양윤신 부회장(57) 등 관계자 14명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낯선 카메라 앞이라 다소 어색해 보였지만, 노래 가사가 적힌 스케치북을 넘기며 밝은 표정으로 화음을 맞췄다.

 

5·18을 이틀 앞두고 <전북일보 디지털뉴스국> 이 ‘전북도민이 함께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동영상을 제작한 모습이다.

 

한 노래를 여러 명이 이어부르는 방식의 동영상 촬영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양윤신 부회장은 “지난한 세월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의 아픈 마음을 노래로 달래왔다”면서 “그런데 이 노래가 뭐라고 지난 정부는 그토록 노래를 제창하지 못하도록 직접 나서서 관여를 해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518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는 오는 20일 오후 2시 전주 우림중학교에서 도내 중·고등학생 200여 명과 성인 50여 명이 참여하는 ‘5·18 원탁회의’를 열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예정이다.

 

“도내 한 학생이 ‘광주마라톤대회에 참가하던 중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 말이 인상깊다”는 양 부회장은 “지금까지 도내 자치단체는 공식적인 5·18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채 예산만 지원했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난색을 표명해 왔는데 올해는 좀 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의 특별한 인연은 노동당 전북도당 사무처장인 이장원 씨(23·성공회대 4)에게도 있다.

 

이 씨는 “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게 된 건 고등학교 3학년때 당시 이명박 정부의 반값 등록금 투쟁 집회에 처음 나갔던 날”이라며 “전남대 경영학과 학생이었던 김종률 씨가 1982년 5·18 2주기를 기념하는 문화제를 준비하면서 만든 이 노래가 이제는 각종 집회의 대표 노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대학은 저항 문화가 사라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접할 기회가 없어졌다”며 “헌법도 5·18정신을 계승하듯 교육당국에서 먼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번안곡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도 역사의 정상화 차원에서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전북도민이 함께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병무·이재일 씨가 노래 제목이 적힌 스케치북을 들어 보이고 있다. 권혁일 기자

이번 영상에 참여한 세월호 남문농성장 현수막 지킴이 이재일 씨(68)와 이병무 씨(49)는 “광주항쟁과 세월호 참사의 숭고한 희생을 헛되지 않게 우리는 더 성숙한 민주화의 길로 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일보 디지털뉴스국> 이 제작한 1분 25초 짜리 ‘도민들이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동영상은 전북일보(www.jjan.kr) 홈페이지와 유튜브·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