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하늘에선 동물원도 가고 행복하렴"

전주 지적장애 12세 소녀, 실종 3시간만에 찾았지만 주차 차량서 잠든 후 숨져

지적장애를 가진 12살 소녀가 실종 신고된 지 3시간 만에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지적장애 1급 장애인으로 4살 수준의 정신 연령을 가진 이모 양(전주 모 중학교 1년)은 지난 27일 낮 12시 12분께 전주시 덕진구 아중리의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실종됐고, 오후 3시 25분께 이 아파트 정문과 불과 20여 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은색 아반떼 승용차 안에서 잠든 채 발견됐다. 이 양은 급히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이 양이 문이 열려 있는 차량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잠이 든 모습이 담긴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딸을 찾기 위해 아버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본 네티즌들은 애도의 물결로 일렁였다.

 

이 양의 아버지에 따르면 이 양은 이날 외삼촌(41), 오빠(16)와 함께 전주동물원에 가기 직전 실종됐다. 주말 나들이를 위해 아파트 입구에 모인 이들 중 오빠는 동생의 안경을 가지러 집으로 올라갔고, 외삼촌은 잠시 마트를 다녀왔고, 그 사이 이 양이 사라졌다.

 

식당에서 일하다 외삼촌의 전화를 받고 급히 집으로 달려 온 아버지 이 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이 양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긴급히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종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3시간 뒤인 오후 3시 25분께 이 아파트 정문에서 불과 20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량에서 한 아이가 자고 있다는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 씨는 현장으로 달려가 딸을 찾았지만 의식이 없었다.

 

아버지 이 씨는 “아내와 함께 주말에도 일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주지 못해 나머지 가족들이 딸을 챙겨 전주동물원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고 들고 “좋은 날 함께 전주동물원에 가주지 못한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통곡했다.

 

아버지 이 씨의 페이스북에서 비보를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안타깝네요” “하늘에선 부디 행복하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반응을 보이며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