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청 등 중부지방에 이어 전북지역에서도 가뭄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북의 경우 중부지방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가뭄 안전지대는 결코 아니라는 게 모내기를 시작한 농민들의 목소리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것에 더해 5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이상 고온현상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전북도와 도내 각 시·군은 긴급 농업용수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30일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북지역 평균 저수율은 56.7%(3억6900만 톤)으로 평년(74.2%) 대비 17.5%p나 낮았다.
올들어 5월 현재까지 전북지역 강수량은 189.5mm로 평년대비 64.1%(295.8mm), 전년대비 47.1%(402.5mm) 수준에 그쳐 영농기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향후 1개월 간 예고 강수량 또한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전북본부는 모내기가 끝나가는 다음달 30일까지 도내에 필요한 농업용수량이 2억6600만 톤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이상고온 현상이 동반된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을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완주에서 벼농사를 하고 있는 김모 씨(69)는“정부기관은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항상 안심해도 된다고 이야기 하지만 우리 농민들 입장은 절박하다”며“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가뭄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어촌공사 전북본부는 가뭄 ‘주의단계’는 저수율이 평년 저수율의 60%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발령되지만, 아직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평년대비 86.7% 수준을 보이고 있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어촌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저수량이 부족한 저수지 발생 시에는 지사별 자체 대책이 수립될 계획이다”며“섬진과 대아수계 인근 농지에는 금강호 용수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도는 지난 29일부터 ‘가뭄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면서 14개 시·군과 농어촌공사에 공문을 보내 지역별 상황에 맞춰 가뭄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