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속에서의 (인간)노무현으로 보면 나는 너무나 힘이 든다. 그만하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인터뷰 도중 얼굴을 찡그리며 울음을 터뜨린다.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한 장면이다.
전주시가 제작비를 지원한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최단기간 100만명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4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결과 ‘노무현입니다’(감독 이창재)를 관람한 누적관객은 105만3181명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노무현입니다’가 100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5일 개봉이후 불과 열흘 만으로,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개봉 18일 만에 100만을 돌파한 것보다 빠른 것이다.
전주시도 영화의 흥행에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정부의 블랙리스트 정국 속에서 전주국제영화제로부터 1억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은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전주시는 전주의 이미지 홍보는 물론 투자 배당금까지 챙기게 됐다.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손익분기점은 20만6700명인데 100만 관객을 돌파한 현재까지 예상되는 배당금만도 2억4000여만원에 이른다. 앞으로 흥행몰이가 계속될 경우 배당금 액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는 매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를 통해 독립영화 3편을 선정, 제작비 1억원씩을 지원하는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JCF)’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N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이 영화의 예산 지원 당시 전주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에서 자칫 정부에 밉보일 경우 국가 예산 확보 등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투자가 결정될 당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박근혜 전 정부의 진보 성향 문화예술계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심했던 ‘블랙 리스트’ 정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주국제영화제가 그동안 표방해온 독립성과 창작 및 표현의 자유 등을 존중한 김승수 시장의 소신과 과감한 선택에 따라 투자가 이뤄지면서 결실과 함께 영화제와 전주시 홍보효과도 얻게 됐다.
전주시는 투자수익금을 향후 독립·대안·예술영화 제작 지원에 사용하는 등 전주국제국제영화제를 영화 표현의 해방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영화의 본질은 영화를 만드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있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존재 이유이자,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지원한 이유”라며 “앞으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그 어떤 자본과 권력 앞에서는 당당하지만 시민과 관객, 영화인들에게는 겸손한 영화제로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