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출신의 시조 시인이자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미발표 시조집이 발견됐다. 가람 선생이 평소 가깝게 지냈던 조운, 조남령 시조 시인과 함께 엮은 ‘현대시조 삼인집(現代時調 三人集)’이다.
올해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가람 이병기 전집’ 간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대는 가람 선생의 후손이 가람의 유물을 정리하다가 유실된 줄로만 알았던 이 시조집을 발견해 익산시에 기증했다고 4일 밝혔다. 익산시에서 가람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후손들이 문학관 전시 자료 및 유물을 찾다가 시조집을 발견한 것이다.
이 시조집에는 가람 시조 36수와 조운의 시조 29수, 조남령의 시조 15수 등 총 80수가 실렸다. 이 중에는 가람 선생의 미발표 시조 16수도 들어있다. 또 한국전쟁 전후에 월북한 조운과 조남령이 월북 직전에 쓴 미발표 시조 7수와 9수가 담겨있다.
가람 선생은 지난 1951년 10월 15일에 쓴 ‘가람일기’에 ‘삼인시조집 원고를 찾지 못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전북대는 개교 70주년 기념일인 오는 10월 15일께 간행할 ‘가람 이병기 전집’(전 25권)에 이번에 발견된 가람의 미발표 시조를 수록할 계획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서로 교분이 깊었던 시조 시인들이 함께 엮은 ‘현대시조 삼인집’발견으로 당대 최고 수준의 현대시조를 살펴볼 수 있게 됐다”며 “해방 전후 한국 현대 시조사의 주요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