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 추인환

볼 수 없는 울음이 널 그릴 수 없어

 

메아리로 말할 때마다 보고 싶었지만

 

어둠에서 비벼야만 하나가 되는 암수의 은밀한 촉각처럼

 

간지럽다, 스멀거리듯 바람 일렁이게 하는 진정 그리움이었는지

 

깊은 살 속 파고 들어가 멍한 울림, 소리가 되었는지

 

외로움인지 잘 모르겠다고 어설프게는 울지 마라

 

마디마디 의미 흘려가며 산 속 한 귀퉁이 그저 잘 살고 있는

 

너의 안부가 궁금하지만

 

△ 울음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울음은 그리움이다. 세상의 모든 외로움은 다 살을 저미고 뼈를 우려낸다. 울려거든 어설프게는 울지 마라. 누군가는 네 울음소리의 마디마디에 담긴 의미를 헤아리며 지난 시간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이 봄이 환장할 지경이다.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