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전북에 약속한 혁신도시 시즌2 세부계획이 곧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북지역 발전에 가장 적극적이어야 할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의 의지가 소극적이란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역발전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혁신도시 건설 현황을 지켜본 인물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도민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본보는 세 차례에 걸쳐 ‘혁신도시 시즌2’ 계획의 성공을 위한 필요 조건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문재인 정부의 내각 인선이 구체화되면서 장·차관급 인사 이후 이뤄질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수장들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 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과 산하 4개 과학원, 국민연금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11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 중에서 임명이 시급한 곳은 임기가 완료된 전기안전공사 이상권 사장의 후임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 구속으로 공석이 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다. 또한 임기가 남아있는 다른 기관의 수장도 새 정부의 정책철학에 따라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전북혁신도시가 지역과 상생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체되는 전북혁신도시 기관장들이 지역 균형발전에 걸 맞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정부 기간 중 임명된 혁신도시 기관장들은 지역균형발전에 철학을 가진 인물보단 성과연봉제와 조직축소화를 추진할 수 있는 코드인사란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올해 초 황교안 전 총리에 의해 임명된 박명식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은 최근 지역본부 통폐합을 시도해 지역사회의 빈축을 산 바 있다.
13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일 전북도청 영상회의실에서 김일재 행정부지사 주재로 전북혁신도시 부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도시 시즌2 준비를 위한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혁신도시 기관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오는 15일 송하진 지사 주재로 ‘혁신도시 시즌2’ 관련회의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통령 공약사업 추진에도 혁신도시 기관들의 반응이 미적지근한 이유는 기관장의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철학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겉으로는 지역상생을 홍보하고 있지만 그 활동은 지역봉사활동 정도에 국한돼 있다. 전북혁신도시 내 대부분 기관들이“중앙기관이 특정지역의 손을 들어주기엔 눈치가 보인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전북혁신도시 기관 중 지역상생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곳은 농촌진흥청과 지방행정연수원 정도다. 이는 공무원 조직 특성상 공기업보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은 전북 농생명산업의 발전을 위한 협조에 적극적이고, 취임 세달 째를 맞은 배진환 지방행정연수원장은 지방분권론자로서 전북혁신도시 발전방안 마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취임한지 2년이 지난 한국농수산대학 김남수 총장은 지역상생에 있어 아예 무관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새로 출범한 정부 내에서도 ‘혁신도시 시즌 2’가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혁신도시 기관장을 인선에 지역균형발전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지역현안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론’이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