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국제적인 해운·조선산업 위기를 이유로 군산조선소 도크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7월 1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 정부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책임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민간 기업인 현대중공업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까지 그 어떤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고 있는 실정으로 도민들의 ‘희망 고문’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문제 해결을 위해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새 정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군산조선소 가동을 위한 원활한 물량 확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근로자들의 대량실직 및 협력업체 줄폐업 사태를 뒤로한 채 기업 내실을 다질 호기로 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10시 전북을 방문해 전북도청 접견실에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져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이날 이 총리 접견에는 송하진 지사와 황현 도의장, 문동신 군산시장, 박정희 군산시의회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무총리 방문을 앞두고 그동안 계속돼온 답답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도민들은 “여·야 협치를 통한 정치권의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내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하나로 뭉쳐 국회를 움직여 현대중공업을 수면위로 끌어 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상 군산조선소를 살리자는 마음은 같겠지만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일부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깔려 있다.
정치권과 전북 도민 모두 합심해 현대 계열과 관련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군산조선소 재가동 범도민 결의대회를 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다시 한 번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공공선 조기발주, 선박펀드를 통한 물량 배정 등의 대책을 내놓으며 조만간 군산조선소와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겠다고 밝혀왔지만, 정작 7월 1일부터 근로자는 다 떠나고 조선소 문은 닫힐 실정으로 현대중공업의 가동중단과 관련한 입장발표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는 있지만 사실상 해결이 어려운 상황으로 이제는 설득이 아닌 강한 압박이 필요할 때”라며 “나중에 재가동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7월 1일 군산조선소 가동이 일단 중단되면 근로자를 모으고 업체를 불러야 하는 등의 절차가 어려워 재가동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대통령까지 나서 군산조선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상 의지가 약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현대중공업에 대한 설득이 아니라 강한 압박을 통한 ‘선 가동 후 조치’가 이뤄져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5월 말 현재 군산조선소 협력업체 86곳 중 51개 업체가 폐업했으며, 근로자(협력사 포함) 역시 5250명 가운데 3858명이 실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