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 희망을 걸지 못한 세력이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창당했다. 2016년 2월에 출범한 국민의당은 합리적 개혁을 추구한다고 했다. 당시 국민의당에 참여한 인사들은 안철수, 김한길, 천정배, 정동영 등이다. 노무현 피가 흐르는 문재인 등 세력 위주의 당 운영에 반발한 세력들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등 당명 교체가 잦았다. 민주당은 뭔가 속시원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새누리당에 계속 밀리고 있었다. 정당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었고, 당 혁신을 진행하는 가운데에서도 문재인 세력이 여전히 기득권을 놓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소위 비문세력들인 안철수와 김한길 등이 앞장서 국민의 당을 창당했다. 당시 안철수는 개인적으로 박원순 시장에게 밀리고, 문재인에게 밀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대권후보로서의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었고, 뭔가 인상적인 플레이를 통해 국민 뇌리에 확실한 각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의 이미지는 깨끗하고 참신한 면이 많았지만 다부지지 못한 인상,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양보하는 행태 때문에 점수가 깎여 있었고, 건곤일척 승부를 걸어야만 정치적 성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게 국민의당 창당이었고, 창당 후 2개월만에 실시된 제20대 총선에서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큰 성공을 거두며 국회 캐스팅보트를 거머쥐었다. 2월 창당 무렵 17명에 불과했던 국회의원 수가 총선 결과, 38석으로 늘어나 원내 제3당의 위상을 확보한 것이다. 총선 승리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그 해 6월 김수민 비례대표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이 터지며 어려움도 겪었지만 원내 제3당으로서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출마를 계기로 국민의당이 위기에 처했다. 박근혜 탄핵이라는 절대적 호기 속에서 치러진 5.9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자유한국당후보 홍준표에게까지 밀리며 패했고, 엊그제 안철수 측근으로 알려진 이유미씨가 소위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혐의로 구속 처지에 놓였다. 검찰 수사는 윗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민의당이 창당 2개월만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민주당의 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 그리고 깨끗한 정치 이미지 때문이다. 그 국민적 믿음은 온데간데 없다. 국민의당은 단독범행으로 결론나기를 바라겠지만, 세상 눈이 시퍼렇게 검찰을 주시하고 있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