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고 성적 산출 방식 놓고 학부모 '반발'

"학과별 적용 않고 통합, 입학 모집 요강과 달라" / 학교측 "교육부 지침…철회땐 훈령 개정 필요"

▲ 4일 한국전통문화고 학부모들이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내신성적 산출 방식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최명국 기자

전주에 있는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일부 학부모가 변경된 성적 산출 방식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통문화고 학부모들은 4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학 전 학생 모집요강에는 ‘학과별로 내신성적이 산출된다’고 했는데, 최근 학교 측이 공예디자인과와 한국회화과·한국음악과를 통합해 성적을 산출하기로 해 학생들이 내신성적에서 불이익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애초 학교 측에서 학과별로 내신과 실기 점수 비중을 달리 적용해 학생을 선발했고, 성적을 통합 산출하면 실기 비중이 높았던 회화과와 음악과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내신성적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학부모들은 “만약 성적을 통합 산출하면 음악과에서 내신 1등급을 받았던 학생이 3등급을 받게 될 수 있다. 음악과와 회화과 학생들이 공예디자인과 학생들의 내신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육은 학생과 학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학교 측의 처사는 기본을 저버릴 뿐만 아니라 교육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학생들을 서로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짓밟는 벼랑으로 모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학교 측은 교육부 훈령에 따라 전문계열인 조리과학과를 제외한 공예디자인과, 한국회화과, 한국음악과를 통합해 내신 성적을 매기겠다고 학부모에게 통보했다.

 

이에 대해 전통문화고 관계자는 “일반고에서는 과정 또는 계열별로 성적을 분리 산출할 수 없다는 게 교육부의 지침이다”면서도 “예체능계열의 특수성을 고려해 원래대로 과별로 내신 성적을 분리 산출해야 한다. 교육부 훈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