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들은 이미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을 통해 지역상권을 휘어잡았다. 그나마 숨 쉴 여지를 찾으려는 지역 영세 상인들의 몸부림으로 지역상생 협의나 영업제한, 출점지역 규제 등의 최소한의 제한 장치가 도입됐으나 이를 허물어뜨리기 위한 대형유통업체들의 시도는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유통 기법을 더욱 진화시켜 골목상권의 푼돈까지 쓸어 담으려는 야욕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 도대체 그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마트가 전주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노브랜드’ 점포 진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디자인이나 포장은 물론 브랜드 이름까지 버린 상품을 개발해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문 점포를 만들어 현재 전국 40개에 이를 만큼 빠른 속도로 확장을 꾀했다.
전주의 경우도 영업개시를 예고한 효자동 전문점뿐 아니라 송천동과 삼천동에도 점포 입점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라면 전주 이외 도내 다른 시군으로 확대를 예상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노브랜드 전문점과 관련해 중소기업청은 ‘SSM과 같이 준대규모점포에 준하는 출점·영업 규제를 받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주효자점의 경우도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개설 30일 전 영업개시 예고를 했으나 반경 1㎞내에 전통시장이 없어 입점 금지 지역이 아니다. 법적·제도적으로 입점을 막을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점포 인근의 영세 소상인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도내에 대형마트만 20여개, SSM 등이 100여개에 이르는 상황에서 노브랜드 입점까지 이뤄질 경우 골목상권은 초토화 될 수밖에 없다. 이마트가 이런 사정을 살펴 입점 계획을 철회해야 옳다. 당장의 이익보다 지역과의 상생이 이마트에게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대형유통업체의 편법적인 골목상권 진출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이번 기회에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