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우고기 전문식당 간판을 올려다보니 ‘저희 업소에서는 5성급 이상 특급호텔에서만 사용하는 최고급 엄선된 고기만을 취급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거기 적힌 대로 최상급 품질의 한우고기만 손님들에게 내놓는다는 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더구나 고기의 품질은 ‘5성급 이상 특급호텔’ 식당에서 소고기를 자주 먹어본 사람이나, 그 분야의 전문가 아니고서는 주인의 ‘처분’에 전적으로 맡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뭘까.
간판에 적힌 문구에 배배 꼬인 눈길을 던지자면 대충 이런 뜻이 들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업소에서는 최고급 소고기만 취급하니까 값이 비싸다. 평소 5성급 이상 특급호텔에서 식사하시는 분들만 오시라. 큰맘 먹고 돈 한 번 제대로 쓰시고자 하는 분까지는 물론 환영이다….’ 상호로 쓴 ‘우미소’는 ‘소 우(牛)’와, 소리 없이 빙긋 웃는 걸 가리키는 한자어 ‘미소(微笑)’를 결합해서 만들었을 터. 전날 마신 술이 아직 덜 깨서였을까. ‘소가 웃을 일이다!’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는 것이었다. 간판에 그려진 소는 웃고 있지 않았는데도….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