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우수 아이디어를 보유한 39세 이하 청년층의 창업촉진을 목적으로 자금과 교육, 멘토링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청년전용창업자금> 이란 지원 제도와 성실하지만 실패한 기업인에 대하여 신용회복과 재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재창업자금> 제도가 있다. 전북에서는 최근 5년간 각각 242명과 70여 명이 이 제도에 참여했다. 재창업자금> 청년전용창업자금>
얼마 전 이 제도를 활용한 전북의 CEO간 교류회를 가졌다. 두 그룹의 경우 성공을 위한 창업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어떻게 보면 대부분 실패 없는 성공을 목표로 하는 청년창업자에게 이 자리는 신혼부부에게 이혼의 아픔을, 성장하는 유아에게 죽음이란 고통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업의 실존적 의미를 직면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구글에서 만든 사내교육프로그램인 내면검색프로그램(SIY:Search Inside Yourself)을 선보였는데 이는 성공에 대한 CEO들의 심리적 긴장감과 불안감에서 야기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통찰력을 배양함으로써 초심을 잊지 않고 건강한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데 있었다.
창업한다는 것은 인간이 태어나는 것처럼 엄청난 고통이며 축복이다. 그러므로 성공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간 성공지상주의에 너무 매몰되어 성공만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모든 것이 용서되는 듯했다. 사회 전체가 그런 분위기이다. 그러다 보니 창업자들의 성공 스트레스(압박감)는 엄청난 것 같다.
창업자로서 성공은 정말 필요하다. 그러나 왠지 외형적 성공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밥만 먹고 살 수 없듯이 말이다. 주변에 어느 정도 성공한 CEO도 행복지수가 높아 보이지 않는 분들도 많다.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불안해하며 그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부단히 뭔가를 해야 하는 CEO분들이 꽤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 창업했고, 성공하면 행복할 줄 알고 달려왔는데, 뭔가가 역설적이다.
왜일까? 마치 산정상만 도달하면 다 되듯이, 등산 과정에서 산이 지닌 꽃과 계곡의 다양한 의미를 미처 느껴보지 못하고 정상에 오른 탓일까?
<죽음의 수용소에서> 라는 책을 쓴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수용소의 경험을 토대로 의미치료(로고테라피)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죽음의>
핵심은 이렇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끝까지 견디어 내는 힘을 지닌 인간은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이나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당사자의 내적인 힘, 즉, 삶의 의미를 추구하거나 지닌 자라는 것이다. 즉, 그 끔찍한 경험을 개인의 성장 양분으로 이용하는 능력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단순한 호흡 하나도 생존이란 큰 의미와 연결 되듯이 인간 존재, 실존이 주는 의미는 단순하면서 깊다. 외형적 성공이란 건조한 목표만으로 실존적 존재에게 답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며칠 전 어느 정부보다 중소기업창업지원 의지가 강한 현 정부의 국정철학 발표 중에 이런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전략에서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 모두가 더불어 공존하고 번영하는 질 높은 사회통합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경제에 대한 부분이다.
기업가로서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데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중소기업이 만든 작은 생산품 하나라도 더불어 공존하는 큰 의미와 접속 할 때 비로소 행복을 싹틔우는 진정한 성공이 매일매일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김형수 본부장은 지난 1993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해 마케팅사업처, 호남연수원, 서울지역본부, 창업기술처 등 여러 지역과 주요부처를 두루 거친 중소기업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