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반 취약 전북… 너도나도 음식점 개업

호남통계청 시·군별 사업체 구조변화 발표 / 도내 사업체, 5년전보다 2만1949개 늘어 / 79% 개인사업…종사자 4명 이하 83.5%

전북지역에서 개인 사업체 수가 지난 5년(2010~2015년) 간 크게 증가한 가운데 이들 자영업자 다섯 명 중 네 명은 음식점이나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발표한 ‘경제총조사로 본 지난 5년 간 전라북도 시군별 사업체 구조변화’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도내 사업체 수는 14만6654개로 종사자 수는 66만9130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사업체 수는 2만1949개(17.6%), 종사자는 10만3327명(18.3%)이 각각 늘어났다.

 

전체 사업체 중 개인 사업체는 79%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회사법인은 10.6%, 회사이외법인은 5.4%였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4인 이하인 사업체가 전체의 83.5%에 달했다. 100명 이상 종업원을 보유한 사업장은 0.3%에 불과했다.

 

사업체 수가 가장 많은 업종은 음식점업으로, 지난 2010년 이래 5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기준 음식점업 수는 1만7633개로 나타났으며, 도로화물운송업(7700개), 섬유·의복 등 가죽제품 소매업(6290개)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국적인 자영업자 수 감소 추세에도 전북지역 음식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년간 전북지역 음식점업 사업체수 연평균 증가율은 2.8%로, 전국 평균(2.1%)을 크게 웃돌았다. 전국적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5.3%), 전남(3.2%)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인구 수 증가율대비 음식점업 사업체 수 증가율은 4.5배로, 전국 평균(2.1배)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인구증가 속도에 비해 음식점 증가 속도가 4.5배 빠른 것을 의미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광역시를 제외한 9개 시·도 중 전북은 전남(4.9배)에 이어 인구증가율 대비 음식점업 증가속도가 두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도내 시군별 인구 수 대비 음식점 수 증가율은 전주시가 17.5배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정읍은 9.2배, 익산은 9.0배다.

 

과열경쟁 심화로 음식점 당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2010년 2700만 원이던 도내 음식점들의 평균 영업이익은 2015년 200만 원이 감소한 2500만 원이다.

 

전주시 효자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영찬 씨(61)는 “30년 간 일했던 퇴직금과 은행 대출금을 더해서 창업을 시작했다”며“대박은 커녕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은행이자 막기도 버겁다”고 토로했다.

 

이는 일자리와 산업기반이 취약한 전북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음식점 등에 국한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너도나도 ‘음식점 사장님’이 된 도민들 대부분은 생계형 자영업자로 분류되고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도내청년과 은퇴 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세대가 생계형 자영업자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호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특별한 기술이나 아이템이 있어서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사람은 전북지역에서 극소수다”며“노후보장이 안정되지 않은 노년층과 취업하지 못한 자녀가 음식점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