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며 고향 바다 지키는 의리의 사나이 '군산해경 채수성 경사'

수상레저안전 전문가 / 올 초 '비인두 암' 진단 / 휴직 않고 업무 최일선

“몸이 아무리 아파도 내가 바라보는 건 바다 뿐 입니다.”

 

키 180cm, 몸무게 100kg가 넘던 듬직한 체구에서 병마와 싸우며 야윈 얼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군산해양경찰서 채수성 경사(40)의 말이다.

 

채 경사는 지난 2005년 경력직 특채 순경으로 해양경찰에 입문해 13년을 바다와 함께 보냈다. 141개에 달하는 수상레저안전법과 하위 시행령을 외우며, 한때는 수상레저에 관해 최고 전문가로 불리기도 했다.

 

내수면 수상레저사업장 관리가 자치단체로 이관되면서 전문성이 없던 지자체 공무원은 ‘읍소’를 해서라도 당시 수상레저 담당을 했던 채 경사에게 교육 받기를 희망할 정도였다.

 

함정과 본서 근무를 거치면서 다져진 경험은 ‘해양경찰학교 교육 훈련함’에서 더욱 빛나, 현장의 이야기는 만권의 책보다 소중하다는 소신으로 교육생을 훈련시켰다.

 

“신임 순경 교육과정은 해양경찰관으로서 가치관과 판단력의 기준을 만드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성심(誠心)으로 교육에 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채 경사는 지난 2015년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전국 최초로 군산 새만금 방조제 일원 8개소에 대해 출입통제장소를 지정했다.

 

위험지역임에도 무분별한 출입이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판단한 것이다. 올 초에는 새만금 신항만 방파제 전 구간에 대해 출입통제를 추가로 지정해 사고 예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열정과 성심을 다해 바다 안전을 지켜온 그도 병마는 피해갈 수 없었다. 올 초 잦은 두통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는 ‘비인두 암 ‘이라는 병명의 암이 찾아왔다.

 

비인두 종양은 깨질 듯 아픈 두통과 귀의 먹먹함이 오랜 기간 지속되지만, 휴직 후 몸을 돌보라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는 단 한번의 내색도 없이 성실하게 업무를 진행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보내는 얼마의 휴가에도 언제나 일을 챙기고 꼼꼼하게 관련기사를 모니터링하며 바다 안전을 먼저 생각했다.

 

그는 “장기 병가나 휴직을 하게 되면 곧바로 충원이 어려워 동료들이 나의 업무를 도맡아야 한다”며 “나로 인해 동료들에게 피해가 미치지 않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많이 호전됐지만, 현재에도 치료를 계속 받으며 오늘도 바다안전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채 경사는 이야기한다.

 

“저는 군산에서 태어나 모든 학창시절과 군복무를 군산에서 보냈습니다. 전 군산의 바다를 지키는 일을 할 수 있어 무척 행복합니다. 지금은 단지 몸이 아플 뿐 나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