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시골의 작은 회사에 입사하려는 젊은 인재가 많지 않은 실정에서 나가모리는 머리에 든 지식보다 열정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방안을 택했다. 그 테스트가 ‘큰 소리로 말하기’ ‘밥 빨리 먹기’ ‘화장실 청소하기’ ‘오래 달리기’와 같은 독특한 방식이다.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이 자신감이 있고, 밥 빨리 먹는 사람이 결단력과 일을 빨리 처리한다고 보았다. 화장실 청소를 통해 기본 자질을 평가하고, 오래달리기를 통해 끈기를 살핀 것이다.
괴팍하기까지 한 이런 정도의 방식은 아니더라도 이색적인 신입 사원 채용방식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들도 적지 않다. 등산복 생산업체인 블랙야크가 산행 면접과 텐트 설치로 평가하는가 하면, 현대자동차는 대학 캠퍼스와 도서관 등을 다니며 ‘찾아가는 캐스팅’ 방식을 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장체험 면접, 마라톤 면접, 술자리·노래방 면접 등 가까이서 지원자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에서 취업사이트에 등록된 구직자의 이력서를 검색해서 채용하는 ‘그림자 채용’방식도 등장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의 채용이든 취업문을 뚫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더욱이 특정 지역과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까지 받는 상황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일자리 창출을 가장 앞세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를 외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새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때 ‘블라인드 채용’을 하기로 했다. 면접자가 지원자의 출신지역,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 학력 등을 채용과정에서 인식할 수 없도록 해 불필요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취지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 채 서류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고, 업무와 무관한 자격증 쌓아올리기 등으로 비용과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취준생들에게 환영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별이 적었던 점을 고려할 때 민간 기업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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