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4시30분 전주시 고사동과 중앙동 사이 왕복 4차선 도로인 충경로.
600여 m가 넘는 도로에 파라솔과 얼음덩어리, 물놀이 시설 설치가 한창이었고 구 전주백화점 앞 도로에는 공연무대도 마련됐다. 충경로로 진·출입하는 도로 곳곳에서는 교통 통제 인원들이 차량을 막았다.
이 날은 지난해 11월과 6월에 이어 ‘2017 전주 사람의 거리 전주본색’행사가 세번째 열리는 날이었다.
이날 행사는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열렸고, 준비와 정리 시간까지 합하면 6시간 정도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앞선 두차례 행사에서 9시간 가량 통제됐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단축됐다.
이날까지 세번째 차없는 거리 행사를 치르는 주변 상인들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 모습이었다.
행사장 인근 안경원 대표 이현숙 씨는 “고객들은 길이 복잡하거나 주차할 공간이 없으면 매장을 찾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고, 구도심에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행사가 거듭될수록 내용도 좋아지는 것 같고 상가들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사람이 많이 몰리면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상가 건물주 김모씨는 “행사 취지는 좋지만 좀 더 시민과 관광객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아직은 홍보성 행사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차 없는 거리 행사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악기사 대표 임세환 씨는 “사람들이 몰리면 먹을거리 등 소비형 업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업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 이 일대 임대 상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차량을 막으면 올 손님도 행사 당일은 피해서 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씨는 “모든 업종이 체감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고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행사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객리단길이나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유명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고사동과 달리 중앙동 웨딩거리 상인들은 상대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웨딩거리에 있는 중국요리전문점 대표는 “웨딩거리까지 행사 효과가 미치지 않는 것 같다”며 “오히려 주말에 관광객이 더 많은데 차량을 통제하다 보니 손님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업소가 더 많다”고 털어놨다.
전주시 관계자는 “하루 종일 길을 막는 민원에 대해 수정을 했고, 주변 상점들과 상충되는 상품 판매 자제 등 행사를 치르면서 불거진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방안을 다울마당 등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여름철이고 상인들의 요구가 있어 시간대를 조정했다. 밤시간 대 한옥마을 관광객을 유입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도 매달 한차례 씩 차없는 거리 행사를 열 예정”이라며, “이 행사가 활성화돼 침체돼 있는 주변 모든 상권에 도움이 되면서 구도심 상인들이 상생 할 수 있는 정책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