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에서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배경엔 한옥마을의 독특한 ‘길거리 음식’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전주시가 설치한 종량제 봉투 속 쓰레기 문제를 정작 ‘길거리 음식점’은 손을 놓고 있다. 그러나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분리수거를 원했다.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지부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5일까지 한옥마을에서 관광객 5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87.5%는 “분리수거 공간이 생기면, 반드시 분리수거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분리수거함이 없는 한옥마을에서 관광객의 대부분(85.8%)은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있었다. 길거리 음식점(8.6%)이나 집(2.7%)으로 되가져가는 경우는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쓰레기를 길거리에 버리는 이들도(2.7%) 있었다.
관광객 절반 가량은 쓰레기 수거 장소 부족을 지적했다. 남은 음료·얼음 처리 곤란(21.9%)과 음식물로 옷과 손의 더러움(15.4%), 포장 용기와 꼬챙이 (13.9%) 등을 한옥마을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지부 이선미 간사는 “조사결과 관광객 대부분이 길거리 음식을 먹는데, 음식 먹을 공간 부족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쓰레기를 받는 가게에 혜택을 주는 부산의 사례가 눈여겨볼 만하다. 부산 금정구는 지난 2월부터 부산대 주변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대상으로 ‘테이크아웃 컵 되가져오기’를 하고 있다. 다른 매장에서 사용한 일회용 포장 용기라도 주변 매장에 버릴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다.
부산시 금정구는 참여매장에 매달 100ℓ종량제 봉투를 무상으로 주고, ‘눈치 보지 말고, 다 마신 테이크아웃컵 우리 카페에 버려 주세요’라는 문구를 넣은 스티커·팻말을 설치한다.
금정구 청소행정과 장재택 팀장은 “시범 운영에 5곳 업체가 참가 중인데 반응이 좋다”며 “쓰레기 감축 효과가 있어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사는 “전주시의 좋은 정책과 ‘길거리 음식점’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우선 단계적으로 분리수거 공간을 마련하고, 상인들과 협의해 모두가 깨끗한 한옥마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