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폐교 절대 안된다

▲ 홍성출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부원장
지금 미국은 50년 동안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레이저광선과 레일건으로 무장한 항공모함과 구축함들을 실전 배치하고 있을 정도로 과학기술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앞서나가고 있다. 미군의 첨단과학 수준은 너무 높고 그 격차가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현재 미군에 대항해서 10일 이상 전쟁 수행이 가능한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을 정도이다.

 

미국이 이처럼 뛰어난 과학기술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은 교육, 특히 미국의 고등교육의 경쟁력에 그 답이 있다. 미국 대학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순수 학문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순수 학문을 추구하기에는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나 한적한 시골이 더 적합하여, 미국의 주요 명문대학들은 대부분 한적한 시골이나 중소도시에 있다. 그래서 윌리암스와 엠허스트 같은 대학처럼 한적한 시골에 있지만 입학생의 학력 수준면에서는 하버드대학 못지않은 경우가 미국에는 다반사로 있다.

 

20세기 초까지 사람들은 육체노동에 종사했고, 지식산업에는 극소수의 사람들만 필요했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때문에 그 당시 대학은 자연스럽게 소수의 엘리트를 위한 교육기관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발전하면서 육체노동이 필요한 일들이 기계화되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지식기반 사회로 바뀌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대학도 엘리트 교육기관에서 대중교육기관으로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었다.

 

현재 미국의 인구는 3억인데, 대학이 3,000개나 된다. 미국을 우리나라의 인구 5천만으로 가정하면 대학이 500개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대학이 아직 200여개도 안된다. 넘처나는 대학들 때문에 미국의 1,500여 개 대학은 원서만 내면 입학이 되고 학생 모집 또한 치열하게 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대학이 많아도 미국 정부에서는 아직도 대학이 적다고 생각하여, 미국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는 대학 진학률을 계속 높이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중이어서 앞으로 육체노동이 더욱더 의미가 없어지게 되어 있어, 대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 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부는 끊임없는 정책 오류로 고등교육을 절망의 나락에 빠트려 버렸다. 대학을 강제로 폐쇄하려는 정책을 펴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대한민국 교육부밖에 없다. 세상은 21세기인데 교육부 관료들은 아직도 19세기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대학을 엘리트 교육기관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에서 서남대 폐쇄를 결정하였는데, 교육부 관료들이야말로 우리나라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대표적인 적폐세력이다.

 

현대사회에서 대학은 더 이상 엘리트 교육기관이 아니라, 학문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기관이자 지역 사회와 국가에서 필요한 지식을 확대 전파하는 대중교육기관이다. 서울시립대에서는 무려 2070억 원이라는 거금을 서남대에 투자할 계획이 있음에도 교육부에서는 서남대를 폐쇄하려 하고 있다. 서울시립대와 서남대가 손잡으면, 우리나라 고등교육 발전에 획기적 이정표를 제시할 수도 있고, 서울시립대와 서남대의 연결고리를 통해서 남원시도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서남대 폐쇄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는 교육부 관료들은 직권을 남용하여 대한민국 발전에 재를 뿌리고 있으므로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직권남용죄를 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