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군산조선소 대책이 일단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지 않도록 해달라는 지역의 염원과 달리 정부는 가동 중단 후 20일이나 지난 후에야 대책을 내놓았다. 그것도 조선소의 조기 가동과는 거리가 먼, 실효성도 의문시되는 몇몇 사후 수습책일 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한 군산조선소 정상화 공약이 이리 허무하게 짓밟힐 수는 없다.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임무를 줬다는 것만으로 그 도리를 다했다고 보지 않는다. 이 총리가 지난달 20일 대책을 발표할 때까지 현대중공업 경영진과 단 한차례 면담도 없었단다. 대통령과 기업인간 회동 자리에서 최길선 현대중 회장이 2019년 재가동 계획을 밝혔을 때도 문 대통령은 그저 ‘힘내라’는 격려에 그쳤다. 지역의 위중한 상황을 살폈다면 좀 더 빠른 정상화쯤은 거론했어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이렇게 지역 실정을 외면하고 있는 데도 전북도의 대응은 안이하기만 하다. 전북도가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그간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돌아볼 일이다.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토록 하고, 그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했을 뿐 정작 회사 측을 설득하는 등의 교감을 갖는 활동이 없었다. 오로지 정부의 처분만 바랐으며, 정부의 미흡한 대책에 다시 후속대책만 바라고 있을 뿐이다. 지역 정치권 역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만한 힘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 국회의원 8명이 ‘4자 협의체’구성을 제안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여기에 여당 국회의원 2명은 빠졌다.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대통령 공약에 포함시켰던 여권이 이제와서 뒤로 빠지는 건 직무유기다.
군산조선소 문제는 과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라도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정상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조직적·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고서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끌어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