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서해안 오징어 어장 형성 아직 멀었다

전남 진도 해상에 몰려…이달 중순 풍어 예상 / 군산수협 위판량 감소 "어획량 줄고 가격 올라"

▲ 7일 군산시 비응항 수협 위판장에서 오징어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군산 등 전북 서해안에 지난달 말부터 오징어 어군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크게 빗나가 어민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군산수협과 어민들에 따르면 애초 예상과 달리 군산 어청도를 비롯한 전북 해상에는 본격적인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징어 어군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군산 어청도 인근의 수온이 오징어 서식에 적합한 수온(12~18도)이 아닌 데다, 주요 먹이인 멸치류가 아직 전남 서해안 인근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징어잡이는 전남 진도, 흑산도, 홍도에서 한창일 뿐이다.

 

전북 해상에는 경북 영덕, 울산 등 동해안에서 원정 온 10여 척의 채낚이어선만이 적은 양의 오징어를 잡아 올릴 뿐이고, 이마저도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몇 년간 군산수협 위판량을 보면 2015년 709t(13억9935만원)에서 2016년에는 322t(12억1240만원)으로 줄었다.

 

특히 올해 오징어 위판량은 눈에 띄게 감소해 지난달 31일 기준 겨우 70t(4억원)이 위판 됐다.

 

이는 지난해 7월 한 달간 134t(7억3400만원)의 위판량을 기록한 것에 비해 50%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오징어가 잡히지 않자 7일 군산 비응항에서 이뤄진 위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적은 2500상자(5kg 기준)가 경매에 붙여져 1상자당 3만3000원에 팔렸다.

 

군산수협 이존영 위판장장은 “이 가격은 지난해 평균 2만6000원보다 27%나 높은 경매가로 오징어잡이가 이뤄지지 않아 위판량이 적기 때문에 오징어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잡이 어민들은 군산 해상에는 오는 11일 이후에나 어군이 형성돼 10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양이 평년 수준을 넘지 않거나 어장 형성이 더 늦어져 자칫 올해 오징어잡이를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오징어잡이 선장 이정철씨(72)는 “현재 어청도 인근 수온이 높아 오징어가 많이 잡히지 않아 겨우 기름값이나 나올 뿐”이라며 “이달 중순이나 돼야 어군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군이 전남 해안에 머무른 채 전북 해상까지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