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사회에서 욕설과 폭행은 적지 않다. 피해 정도가 커 형사 사건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화해로 끝나기도 한다. 물론 사과하지 않는 파렴치한도 많다. 욕설과 폭행은 근절돼야 하지만, 사회상규상 비난의 정도나 심각성에는 차이가 있다. 군대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각종 따돌림과 폭행 등은, 사건의 엄중함에도 불구,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의 성장통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의사 사회의 폭력 사건은 경우가 다르다. 단지 성인이란 이유가 아니다. 사람의 질병을 치유하고, 꺼져가는 생명의 불꽃을 살려내는 의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여 뭇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집단이고, 그래서 그들의 의료행위를 두고 인술을 베푼다고 높여 말한다. 존경받고 품위 있는 집단이다. 그래서 그동안 알려지는 후배에 대한 갑질도 ‘생사를 다투는 조직문화의 특수성’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 갑질과 폭력 사건이 자주 돌발한다면, 그 신뢰와 존경에 큰 상처가 생길 것은 당연한 이치다.
1개월 전에 전북대병원에서 발생한 선배 의사들의 갑질 논란이 있었다. 피해 전공의가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면 묻혔을 사건이다. 이번 원광대병원 선배의사의 폭행사건도 유야무야될 뻔 했다. 병원측이 은근슬쩍 넘어가려다 피해 의사 중 한사람이 용기를 내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가해자의 보직을 해임했다. 의사사회의 갑질과 폭력이 의외로 심각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원대병원은 그동안 몇가지 문제가 지적돼 왔다. 자숙은커녕 폭행사건까지 발생했다. 어느 조직이나 허점이 반복되면 결국 누수가 생기고, 봇물 터지게 마련이다. 원대병원은 심혈관계 등에서 그 위상이 탄탄하다. 이번 일을 뼈아픈 계기로 삼아 아무쪼록 병원 및 의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더욱 굳건히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