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17일 새벽(한국 시간) 2023 세계 잼버리대회를 새만금에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역발전의 동력을 찾게 됐다. 도는 이번 대회 유치로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세계에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기를 마련했다. 대회기간과 그 이후 지역경제에 미치는 유·무형의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또 새만금에 공항과 철도, 도로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데 정부의 적극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명분도 생겼다. 그러나 부족한 인프라 구축 등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회 유치성공의 배경과 기대효과, 향후 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
전북도의 2023 세계 잼버리대회 유치 성공 배경에는 송하진 지사를 비롯한 대회 유치단의 1년 6개월 여에 걸친 해외 홍보활동이 있었다.
도는 지난 2015년 국내 후보지 경쟁에서 강원도 고성을 꺾고 개최지로 결정된 후 회원국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경쟁국인 폴란드(그단스크)가 한국에 비해 일찌감치 유치전을 전개한데다 안드레이 두다, 레흐 바웬사 등 전·현직 대통령과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 상임의장까지 명예후원자로 나선 상황이라 홍보의 열세를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폴란드를 중심으로 뭉친 유럽의 회원국수는 40개국으로 아시아·태평양 회원국수보다 14개국이 많았다. 지지율도 열세인 상황이었다.
전북도는 유럽이 폴란드를 지지할 것을 고려해 아프리카를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회원국은 40개국으로 유럽에 버금간다. 개최의 향방을 가를 캐스팅 보트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도는 지난해 3월과 올 3월 아프리카 스카우트대회에 참가했다. 이들 행사에서 가나, 케냐, 나미비아 등 18개 참가국의 핵심인사로부터 새만금 유치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이밖에 올해 세이셸에서 열린 서아프리카 총회(2월), 보츠와나의 남아프리카 총회(7월)에도 참석해 홍보에 공을 들였다.
특히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귀국하는 길에 만난 오만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에게 아랍 18개 회원국들에 대한 홍보를 약속받은 건 큰 성과였다. 사무총장은 잼버리의 새만금 개최를 위해 한국이 마련해야 할 전략들을 자문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중남미 지역이 속한 인터아메리카(미주지역)도 주력 홍보대상이었다. 이 지역에는 38개 회원국이 있다. 아프리카 지역과 마찬가지로 세계잼버리 개최의 캐스팅 보트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도는 지난해 4월 브라질, 아루바, 코스타리카, 퀴라소 등에 들러 이들 대표단을 상대로 새만금에 잼버리가 개최될 경우 저개발국 지원 프로그램과 항공비 할인을 약속했다. 비싼 항공비를 부담스러워하는 저개발국가를 공략하려는 전략이었다. 중남미 지역과의 교류는 꾸준했다. 도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인터아메리카 총회와 잼버리에 참석했다. 지난달 13일에는 송 지사가 직접 아프리카·남미지역 주한대사 초청 간담회(서울 한국의 집)를 열고, 해당 국가가 반드시 아제르바이잔 총회에 참석해 한국을 위한 표를 행사해줄 것을 당부했다.
개최지 결정 당일 현장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도 승패를 갈랐다. 도는 IT강국임을 살려 ‘스마트 잼버리 대회’의 특성을 부각시켰다. 발표자로 나선 김근태·김유빛나라 한국스카우트연맹 대원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을 예시로 들었다.
정서에 호소한 홍보도 새만금 개최에 크게 기여했다. 전북 유치단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은 지역별 미팅과 국제의 밤 자리에서 “세계 4천여 만 명의 스카우트 인구 중 4%밖에 안되는 유럽이 13차례나 세계잼버리를 개최한 반면 80%가 넘는 아시아에선 5차례 밖에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며 새만금 개최의 당위성을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