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한직 요청에 상사 폭행·욕설까지 한심한 전주시 공직기강

일각서 '레임덕' 우려 목소리

민선 6기 자치단체장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전주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가 감지되고 있다.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주요 부서 과장이 전근을 가고 산하기관 장과 주무 담당이 돌연 사직서를 내는가 하면, 심지어 7급 남성 공무원이 여성 상급자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를 두고 공무원으로서의 책무와 자세를 망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사실상 전주시 공직사회가 ‘레임덕’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뤄진 하반기 인사에서 전주시 중대 현안 부서의 A과장은 사실상 ‘한직’인 사업본부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A과장은 하반기 인사 전부터 업무가 과중되는 데에 대한 부담과 향후 승진이 불투명한데 따라 이 같은 결정을 하고 전근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서는 전주시 중요 사업부서로, 현안을 풀기 위한 업무 연속성과 신규 사업도 수두룩한 실정이었다.

 

다른 중요 부서 B과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업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부서업무를 제쳐 두고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아울러 전주시 주요 출연기관 중 한 곳의 C센터장은 5월초, 해당 기관의 주무 담당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기관은 전주시의회로부터 사업 성과와 주요 업무에 대한 자료 제출을 수시로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부에서는 해당 사업의 성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부담감으로 이들이 사임했다는 말도 나온다.

 

여기에다 지난달 시청 한 부서에서는 7급 남성직원이 여성 과장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 한 뒤 휴직을 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주시는 해당 직원에 대한 감사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해당 직원은 여성과장에게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서는 인사 과정에서 과장과 직원들 사이에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시 한 고위 간부는 “공직사회가 변하긴 했지만 요즘에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것 같다”며 “특히 연차가 있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더 심한 것 같다. 조금이나마 조직을 위하는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시의회 한 의원은 “최근 전주시에서 발생한 여러 공무원들을 행태를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며 “기강을 우선시해야할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