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클러스터 '무늬만 공모' 논란

센터장·본부장 경쟁률, 총 5회 걸쳐 모두 2대1 / 농식품부 퇴직공무원 내정 '들러리 의혹' 증폭

센터장과 본부장에 농식품부 고위 퇴직공무원이 자리를 꿰차면서 ‘농피아’ 비판을 사고 있는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의 핵심 보직 공개모집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23일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에 따르면 역대 센터장과 본부장에 대한 공개모집 경쟁률은 모두 2대1을 기록했다.

 

차관보급 센터장은 물론 사무를 총괄하는 서기관급 이상의 대우를 받는 본부장 공개모집에 지원서를 낸 응시자가 매번 단 2명에 그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센터가 모집 요강에서 ‘농식품 정책과 식품산업 및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전문적 지식과 정책적 경력을 가진 분’이라는 일반적인 자격 요건을 제시했는데도 경쟁률이 극히 저조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공기관장급 연봉과 처우를 받는 센터장과 서기관급 이상의 대우를 받는 본부장 응시자가 저조한 배경에 대해 ‘농식품부 고위 퇴직 관료가 임명될 것’이란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초대 센터장에 도전했던 한 대학교수는 “전북도로부터 ‘센터장에 지원해달라’는 권유를 받고 응모했다. 당시 면접관들이 내가 밝힌 향후 센터의 운영방안을 듣고 놀라워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지만 탈락했었다”며 “결국 농림부 전직 관료가 임명됐고 나는 들러리로 전락했다”며 소문을 뒷받침했다.

 

지금까지 5회에 걸친 공개모집에서 응시자가 매번 정확히 2명씩인 사실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1명이 응시할 경우 재공모를 해야 하는 규정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1명은 들러리가 되는 ‘무늬만 공모’였다는 추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농피아 낙하산 인사 논란에 직원들의 고액 연봉, 센터장과 본부장의 황당한 중도 퇴사 등 ‘요지경 3종세트’ 비판이 일고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핵심보직 무늬만 공모’ 의혹이 추가되면서 센터의 대대적 개혁 필요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익산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농식품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센터의 총체적 부실을 쇄신할 수 있도록 전북도와 익산시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원센터 관계자는 “인사규정에 따라 공개모집을 한 결과 경쟁률은 낮았지만 사전 내정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