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숙박관광지로

 

전주 한옥마을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누구나 가 보고 싶은 전국적인 명소가 됐기 때문이다. 연간 관광객 천만명이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전주는 IMF가 왔을 때도 별반 심각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타 지역에 비해 생산시설기반이 약해 바람 탈 게 별로 없어서였다. 주로 공직자들이나 월급을 안정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많이 살아 크게 경기를 타지 않는다. 택시나 운수업계도 외지 관광객이 몰려와 그런대로 유지된다.

 

서울서 전주간 고속버스 노선은 황금노선이다. 주말이면 관광버스까지 대체 투입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평일도 그렇지만 주말 전주역은 KTX를 타고 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떠날 때는 모두가 전주 풍년제과 초코파이를 들고 가는 걸 자랑으로 여긴다. 군산서는 이성당 단팥빵을 줄서야 살 수 있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린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콩나물국밥이나 비빔밥 그리고 안주가 푸짐한 막걸리 마시는 걸 좋아한다. 젊은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값싼 막걸리 집에서 삼합이나 낙지 등 푸짐한 안줏발에 실컷 막걸리를 마시고 간다. 무척 기분 좋아라하면서 만족해 하는 모습이다. 지금 전주 경제는 한옥마을이 일조한다. 그 온기가 남부시장을 거치면서 서서히 시내로 번진다. 불경기가 계속 되지만 관광객이 효자노릇을 한다.

 

문제는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주한옥마을이 숙박관광지가 아닌 경유관광지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반나절권 관광지 밖에 안된다. 남부시장 풍남문 경기전 한옥마을 오목대 등을 반나절이면 모두 둘러 볼 수 있다. 볼거리와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많이 만들어 체류시간을 늘려주는 게 당면과제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히 숙박을 하게 돼 있다. 잠 자야 돈을 많이 쓰고 간다.

 

전주는 체류형 관광지로 변한 여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오동도와 관광자원이 풍부한 여수가 2012년 여수 엑스포를 개최한 이후 도시면모가 완전히 바꿔졌다. 오동도를 바라다 보는 전망 좋은 곳에 대형 특급호텔이 들어서 있고 내항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관광객들을 줄 세운다. 여수 밤바다의 야경은 그 어느곳에다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황홀경 그 자체다. 줄지어 들어선 포장마차촌에서 전라도술 잎새주를 밤새도록 마시면서 낭만을 구가한다. 여수가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여수엑스포도 컸지만 바다를 가르는 케이블카 설치가 주효했다. 여기에 바다를 끼고 대형 호텔이 들어서 누구나 머무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몇몇 갈치조림과 돌게장 음식점은 점심시간이 지나도 줄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전주한옥마을을 보고 순천만국가정원을 거쳐 여수가서 잠을 잔다. 전주도 한옥마을 하나 갖고는 안된다. 경유관광지가 아닌 숙박관광지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시가 과감하게 민자를 유치,덕진공원이나 아중유원지를 개발해야 한다. 아중유원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