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노인과 아동 등을 위한 사회복지 예산 6조원을 증액하고, 특히 치매의 심각성에 주목해 ‘치매국가책임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씁쓸하면서도 당연한 일이다. 치매처럼 한 인간을 비참한 굴레로 밀어넣는 질병도 드물기 때문이다.
노인 문제는 전북에서 한층 심각하다. 65세 이상 인구가 34만1203명으로 전체의 18%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전남 20.5% 다음으로 높은 노인인구 비율이다. 전북도 조만간 전남처럼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북의 치매환자가 전체 노인인구의 10%인 3만 3944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전북의 치매환자 등록률(65세 이상 추정 치매 노인수 대비 등록자수)이 88.2%인데, 이는 전국 17개 광역·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라고 한다. 등록률이 높다는 것은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치매환자 현황을 잘 파악해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치매환자 측에서 적극적인 관리를 바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노인이 많아지면서 주변의 치매 환자 및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눈에 띄게 심각해졌다는 의미도 된다.
문제는 치매환자에 대한 치료와 관리 비용이 만만찮고 힘든데 갈수록 치매환자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유병률이 2년 후에는 10.4%이고, 2050년에는 15%를 넘어선다. 연간 비용도 최근의 2030만원을 크게 넘어설 것이다.
치매국가책임제가 조만간 시행되면 치매환자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10% 이내로 낮아지고, 치매전문병동이 늘어난다. 하지만 전북에서 치매환자 병상이 마련된 병원이 3곳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공언한 만큼 적절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 치매환자에 걸맞는 병상 시설 등이 갖춰질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치매환자 조기발견을 통한 예방에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