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시험에 합격해야만 취득할 수 있는 기존의 전기기술자 자격증 제도를 바꿔 경력·학력·자격 등을 종합평가해 전기기술자의 등급(초·중·고·특급)을 매기는 ‘역량지수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전기기술인들의 반발이 커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행 제도에서 전기분야 특급기술자가 되려면 전력기술관리법에 따라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한 특급기술자에 비해 이들을 배치해야 할 건설현장이 늘어나면서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 및 특급기술자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기분야 특급기술자는 3만8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20∼30대는 거의 없고, 40대부터 70대까지가 전체의 99%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기사나 산업기사도 일정 경력을 갖추면 현재 기술사만 가능한 특급기술자로 승급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미 건설분야에서는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4년 5월 건설기술자 역량지수를 만들어 건설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역량지수는 △경력(40%) △자격증(40%) △학력(20%) △교육(3% 가점)으로 산정된다.
예를 들면 대학교 관련학과 졸업 시 20점, 경력 40년 40점, 기술사 자격 40점(기사 30점) 등으로 역량지수를 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분야 역량지수제도 도입에 대해 기술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역량지수제도 도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달 산업부와 한국전기기술인협회가 개최한 ‘역량지수제도’ 도입 여부에 대한 업계 공청회에서도 “역량지수제도는 하위 등급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고 시간만 지나면 최상위자격자와 동등하게 인정을 받는 제도로 국가기술자격제도를 무력화하고 자격 등급체계를 파괴하는 제도”라고 주장하며 반대입장을 강력하게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경력에 따른 무조건적인 승급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맞춰 운영한다면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기술사들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