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택배기사

▲ 고미희 전주시의원 / 아동문학가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사계절이 없어져버렸다고 입방아를 찧어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하늘을 올려다보고 들판을 둘러보면 누가 뭐라 해도 지금 절기는 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오곡이 익고 과실이 익고 기중기에 매달아 끌어올리듯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가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단 하루만이라도 천고마비의 기운을 드러낸다면 가을은 가을이다.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생명체의 첫 번째 소임은 종족번식에 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수정을 통하여 잉태하고 배양해야할 의무를 갖는 것이다. 가을은 그것을 증명하는 계절이다. 그 의무를 망각하거나 소홀히 하면 멸종의 말로를 걷게 되어있다.

 

사람에게도 가을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계절이다. 가을에 결혼을 하는 사람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이라는 의식을 통하여 합법적으로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일단 출산의 기본여건을 갖추게 되는 축복받는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신생아 출산율을 보면 한 자리 숫자를 넘나들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신생아 출산수가 줄어드는 것에 비해 노인 평균 수명이 길어짐으로써 급속히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어느 집이든 집에 아기가 있으면 자연스레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는다고 했다. 현대사회는 참으로 삭막하고 각박하게 연출되고 있다. 이럴 때 집에 아기가 있어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담장을 넘어나오면 얼마나 좋겠는가!

 

어린아이는 웃음을 배달해주는 꼬마택배기사다. 밤낮없이 수시로 웃음을 배달해주는데 택배요금도 싸다. 뽀뽀를 한 번 해주거나 엉덩이를 한 번 토닥여주면 된다. 이런 행복한 서비스를 요즘 젊은 부부들은 왜 받으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연꽃은 뿌리가 무성해지면 종족번식 의무를 다했다고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종종 뿌리를 솎아내야 한다. 뿌리가 듬성해지면 멸종의 위기를 느낀 연꽃이 온힘을 다해 뿌리를 뻗고 꽃대를 밀어 올려 꽃을 피워댄다.

 

연꽃처럼 국토에 인구밀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 출산을 말려야 마땅하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나라 땅이 좁다고 하지만 인구밀도가 국토에 포화상태가 되려면 아직 한참 멀고멀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또 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문자 한글이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국토가 있으면 무얼 하나? 국민이 없는 국토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출산율을 높여야한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결혼 연령을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출산을 장려하고, 행복한 가정은 아이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범국민이 모두 나서야한다.

 

젊은 부부들이여! 집에 전속택배기사를 한 명 두면 어떻겠는가? 시시때때로 웃음을 배달해주는 꼬마택배기사 말이다. 택배를 받으면 너무 좋아서 담장너머 이웃에게도 웃음소리를 선물로 나눠주는 그런 꼬마택배기사를 한 명 두면 얼마나 좋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