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끝에 가까스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는 했으나 과연 성공적인 대회가 될지, 또 대회 후 빚잔치를 벌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도 막상 큰 손해를 입게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진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하고 있다.
전북인들이 느끼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정서는 한마디로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포도’라고 할 수 있다. 먹으려고 뛰어봤으나 너무높아 포기한 뒤 “신포도여서 아마 먹지 못할거야”라고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사실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먼저 뛰어든 것은 전북이었다. 지금부터 꼭 20년전인 1997년 1월, 유종근 당시 전북지사는 2006년 무주동계올림픽 유치를 선언,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동계스포츠 시설이라고 해봐야 달랑 무주리조트 하나에 불과한 상태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다는 것은 무리해 보였으나 그는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전북은 본선에도 나가보지 못하고 강원도에 두번이나 신청권을 넘겨줘야만 했다.
캐나다 캘거리, 노르웨이 릴리함메르 등 역대 개최지를 볼때 사실 전북의 동계올림픽 도전은 무모했다. 어쨌든 연이어 실패하면서 동계 스포츠는 도민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대신 무주 태권도공원을 유치하게 된다.
지난 여름 무주에서 치러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생각하기에 따라 ‘패자의 축복’으로 여길 수도 있다. 만일 무주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고 가정할 경우, 도로나 시설 등은 많이 갖춰졌겠지만 눈도 내리지 않는 기후변화를 고려할때 자칫 망신만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할게 하나 있다. 2023 새만금잼버리대회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이미 세계잼버리대회가 열렸으나 대다수 국민은 개최 사실도 제대로 모른다. 폭발력을 가진 국제행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행사를 계기로 전북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는 있다.
송하진 지사는 최근“2023년도 상반기까지는 새만금에서 국제선 비행기를 탈 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송 지사는 임기중 아무 실적을 내지못한다고 하더라도 훗날 ‘국제공항을 만든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그만큼 국제공항은 급하고도 큰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렛대 삼아 만들어진 수도권과의 교통 수단 고속철도로 인해 서울에서 평창까지 50분이내 주파가 가능해지는 등 강원도는 수도권을 안방처럼 드나들게 된다. 전북은 이미 20년전 공항을 만들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려버렸기에 이번에 새만금공항은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