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똥이라고 했을까?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영어의 덩(Dung)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고, 아주 옛날 땅에다 대소변을 보았기 때문에 땅에다 눈다 하여 ‘땅’을 조금 변형시켜 똥이 되었다는 설, 재래식 변소의 경우 풍덩 하고 빠지는 소리의 의성어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도 똥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면 의성어 변형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똥은 순수한 우리말이다.
똥을 한자로는 ‘분(糞)’이라고 쓰고, 일본식 한자로는 ‘시(屎)’라고 쓴다. 둘 다 ‘쌀 미(米)’자가 들어가 있는데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인들에게 똥은 당연히 쌀이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를 의미한다. 이런 똥은 순환했다. 온 가족이 1년간 열심히 싸서 모아둔 똥을 논밭에 뿌려 거름으로 삼아 풍년을 누렸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차를 타고 농촌을 지나면 똥냄새가 차 안으로 훅 들어왔다. 그리고 마을도 똥냄새로 가득 찼다. 그러나 누구 하나 코를 돌린 일이 없었다. 그런데 요즈음 그 소중한 똥은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존재 없이 소멸해버린다.
장수의 비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배설이다. 배설이 잘 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똥’이 잘 나온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을 보면 변비 때문에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한결같이 ‘제발 한 번이라도 시원하게 똥을 한번 싸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한다.
이렇게 소중한 똥이 똥 취급을 당하여 ‘바보’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