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시대라고 하지만 ‘입 뉴스’만큼 전파력이 강하고 빠른 게 없다. 발 없는 말 천리 간다는 말처럼 유권자들의 입줄에 잘못 오르면 지지는 고사하고 출마를 접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시골 촌로들도 경로당에서 종편보며 동고동락하기 때문에 정치적 식견이 높아졌다. 입지자들에 대한 정보도 훤히 꿰뚫는다. 집안 내력은 물론 심지어 재산형성과정과 사생활까지도 샅샅이 안다. 한마디로 깜이 되는가 안되는 사람인가를 구분할 줄 안다. 시골은 거의가 연줄망으로 짜여져 쉽게 표를 얻을 수 없다. 도시에서도 여론의 지지를 못 받으면 깜이 될 수 없다. 깜이 되는가 안되는가는 다수의 상식적인 생각들로 결정나기 때문에 무작정 나분댄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간 살아온 내력을 살피는 것이어서 쉽지가 않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란 말이 있듯 평소 덕을 쌓지 않은 사람은 아예 나서지 않은 게 옳다.
농촌은 꾸준하게 인구가 줄면서 예전같이 역량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도시는 사람은 많은데 누가 인물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익명성과 지역정서에 가려져 깜도 안되는 사람들이 운좋게 배지를 단 경우도 있다. 그간 선거를 자주 치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돈 선거판이 형성돼, 악의 씨앗이 돼버렸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조직관리 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 선거판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선거 때 실탄을 많이 쓰면 나중에 본전을 찾으려고 머리를 굴리기 때문에 비리가 생긴다. 5만원권 고액권이 나오면서 선거판이 커졌고 경선 때 많이 쓴다.
지역별로 차이가 나지만 시·군의원, 도의원, 단체장들이 쓰는 선거비용은 법정선거비용을 훨씬 넘는다. 자기 돈으로 당비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입지자들이 당비를 대납해 주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지금 선거판은 공중전화나 다름 없다. 돈 안들이고는 판을 움직일 수 없다. 유권자들도 돈 받는 것이 범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유권자가 돈 안받고 깨끗한 선거를 해야 주인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주인이 제대로 주인 노릇을 못하기 때문에 주객이 전도돼 유권자가 하인 노릇을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