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도 빠듯한데…수술은 엄두도 못 냅니다"

남원 보절면 레르마피데리로 씨 / 필리핀서 시집 온 뒤 신부전증 투병 / 두 아들 키우며 시어머니도 모셔 / 남편은 뇌전증…병원비 마련 막막

한국으로 시집와 시어머니를 모시고 뇌전증을 앓고 있는 남편과 두 아들을 키우며 병마와 싸우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남원시 보절면에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레르마피데리로(48·필리핀) 씨.

 

레르마피데리로 씨는 2004년 남편 최낙윤(53) 씨와 결혼해 보절면에 터를 내렸다.

 

그는 남편 최씨와의 슬하에 아들 둘(12세·11세)을 두고 있으며, 직장을 다니며 뇌전증을 앓고 있는 남편과 시어머니(87)를 모시고 열심히 살아 왔다.

 

하지만 그는 2015년 11월 병원으로부터 신부전증이라는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듣는다.

 

결국 그는 건강상 문제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의 뇌전증 증세도 악화돼 병원비와 생활비 등으로 빚만 떠안게 됐다.

 

그나마 올해 4월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돼 생활비를 지원받고는 있지만 얼마되지 않은 지원금으로 생활비와 병원비 등을 부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그는 올해부터 마을 부녀회장을 맡으며 가정과 마을을 위해 열심히 생활해오고 있던 터라 주변 마을주민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레르마피데리로 씨는 현재 일주일에 두 번 병원을 찾아 하루 4시간씩 투석을 받고 있다.

 

투석을 받는 게 낯설고 불편하다는 그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투석 없이는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안 좋아질 대로 안 좋아진 레르마피데리로 씨의 신장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부분이 10%도 남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신장 이식을 권유하고 있지만 그는 수술비(2000만원) 때문에 수술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레르마피데리로 씨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두 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면서 “우리 가족을 위해서 내가 꼭 건강해져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남편 최씨도 아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기와기술을 배우는데 열중하고 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인력시장에서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최씨는 “행복한 삶을 꿈꾸고 한국으로 온 아내가 나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레르마피데리로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보절면(면장 허관)과 보절면 다문화가정회(회장 김태식)는 오는 27일 남원농협 보절지점 앞 광장에서 레르마피데리로 씨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성금모금 행사를 하기로 했다.

 

허관 면장은 “현재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못 받고 있다”면서 “레르마피데리로 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문의 063-620-4008(보절면), 010-9500-0482(보절면 다문화가정회 김태식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