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씨(42)는 15년간 전북지역 제1금융권에서 근무하다 퇴사하고 지인 10명과 저신용자를 상대로 한 대출 사기를 계획했다. 직업이 없는 지인들에게 “신용등급을 올려 목돈을 만들어주겠다”고 부추겼다. 범행의 성공을 의심하는 사람에겐 “나중에 개인회생절차를 밟아 신용을 회복할 수 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저신용자에게 명의를 받고 개인당 신용카드 10여 장을 발급해 두 달간 ‘돌려막기’로 신용등급 1~2등급을 만들었다. 그렇게 지난 2년 동안 신용등급이 갑자기 높아진 37명으로부터 총 38억 원의 신용대출을 받게 해 이 중 30%를 수수료로 챙겼다.
특히 김 씨는 서류 등을 위조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게 하는 등 중요한 업무의 대가로 총 수수료의 10%를 받았다. 이들은 허위 사업자등록증과 재직 증명서를 만들어 신용카드사와 금융기관을 속였다.
김 씨 등은 이렇게 챙긴 수수료로 외제차량을 사고 부산과 대구에서 고급 아파트를 임대해 생활하는 등 호화생활을 벌였다. 총책 김모 씨(40)는 강원랜드에서 도박하기도 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허위로 대출금 38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총책 김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전직 은행원 김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대출의뢰인 등 41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햇다.
김현익 광역수사대장은 “이들이 대출을 받은 은행은 1금융권 3곳이다”면서 “이 중 카드 발급이나 은행 대출과정에서 김 씨를 도운 내부 조력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