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방의원의 재량사업비와 관련, 1년 가까이 수사를 벌여 재량사업비를 둘러싼 의혹들이 상당부분 밝혀졌다. 전주지검은 도내 지방의원의 재량사업비 비리와 관련해 예산을 집행해주고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은 현직 지방의원 4명(도의원 2명, 전주시의원 2명)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추가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부터 검찰수사를 통해 기소된 인원은 전·현직 의원 7명을 포함해 업체 대표와 브로커 등 21명에 이른단다.
기획수사라고는 하지만, 단일 사안으로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법정에 서는 것도 흔치 않다. 그만큼 관련 사안이 곪았다는 이야기다. 전국적으로도 그 예가 드물다. 다른 시도의 경우도 의원 재량사업비가 세워진 곳이 있지만 리베이트 문제로 사법처리 대상에 오른 사례는 거의 없다. 유독 전북에서 의원 재량사업비를 둘러싸고 비리 의혹이 자주 불거지는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재량사업비는 명목상 지역개발사업비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방의원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예산이다. 예산항목에 없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예산이다. 의회와의 관계나 행정적 편의 등을 고려해 법적 근거가 없는 예산이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예산편성권을 갖는 집행부의 직무유기라고도 할 수 있다. 행안부도 예산 편성 훈령을 통해 지방의원에게 일정액씩 예산을 포괄적으로 할당해 편성·집행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 문제로 2011년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예산 칼자루를 쥔 의원들의 눈치만 보며 기존 관행을 없애지 못하다 이런 사단을 낳게 했다.
전북도의회와 전주시의회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리베이트 게이트가 된 재량사업비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선언했고, 도의회는 사과 성명과 함께 그 폐지를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나머지 시군에서는 의원 재량사업비 폐지에 대한 논의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여전히 유지할 모양이다. 재량사업비를 개인의 사업비인 양 리베이트를 받은 게 이번에 문제가 됐지만, 문제의 본질은 재량사업비 자체다. 주민숙원을 명분삼아 재량사업비를 유지되는 한 선심성·대가성 논란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의원들이 집행부의 선심성 예산을 확실히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의원 재량사업비는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