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부지사의 역할

1995년 민선시대가 열리면서 첫 도입된게 기존에 없던 ‘정무부지사’직책이다.

 

김철규 초대 정무부지사부터 시작해서 현 진홍 정무부지사까지 22년 동안에 무려 16명이 이 자리를 거쳐갔다.

 

유종근 전 지사때 채수일 전 정무가 유일하게 3년 넘게 재직했을뿐 대부분 재임기간이 1년 남짓에 불과했다.

 

진홍 현 정무를 포함해 지금까지 재직한 역대 정무부지사 16명중 선거에 나섰던 이는 김철규, 태기표, 장세환, 김대곤, 이승우, 한명규, 송완용, 김승수 등 무려 8명이나 된다.

 

어떤 이는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경우도 있지만, 사실 민선체제하의 정무부지사는 오너 사장과 선거공신이 따로있는 상황에서 그 역할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적당히 이름을 알리고 경력을 쌓아 다음번 선거에 도전하기위한 발판쯤으로 여긴다.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등을 거친뒤 정치적으로 도약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또다른 도약을 꿈꾸는 정무부지사를 마냥 사시적 시각으로만 볼 일도 아니다.

 

타 시·도 또한 정무부지사는 선거직으로 가는 발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초창기만 해도 정무부지사에 진출할 수 있는 범위를 좁게 규정했는데 이미 오래전 도의회에서는 관련 조례의 개정을 통해 지방의원 출신도 발탁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바 있으나 도의원 출신 정무부지사는 아직 한번도 없었다.

 

문제는 도약을 앞둔 전북의 경우 정무부지사의 역할이 다른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퇴임한 설문식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의 경우, 강릉 출신임에도 5년 가까이 재임하면서 경제관료 출신답게 충북 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한다. 대학교수 출신의 이인선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또한 첫 여성 정무부지사로서 4년넘게 재임하면서 지역발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전북 정무부지사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진홍 현 정무부지사는 오늘(1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는데 이미 오래전 송하진 지사에게 사퇴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진홍 정무부지사는 선거에 나서지않고 주요 활동무대인 서울에 돌아가 사회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예정이다.

 

이에따라 곧 발표 예정인 후임 정무부지사의 면모에 눈길이 쏠린다.

 

지금 처한 전북의 시대상황이 너무나 엄중하다는 점에서 후임자는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에 대한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