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는 길 - 이태현

이 태 현

초라한 모습으로 버스에 오른다

 

고속도로 주변 건물들이 아는 체 한다

 

얼마나 자주 봤으면 나를 기억할까

 

나무들은 손을 흔들고

 

큰 건물들은 눈웃음 보낸다

 

잘 댕겨오라고

 

△아프다. 아픈 시인이 병원에 간다. 병원 가는 길은 이젠 익숙해서 기나긴 고속도로 주변을 훤히 꿰고 있다. 큰 건물이나 낮게 엎드린 작은 집들이 익숙하다. 구릉구릉 이어지는 산들과 친하고 무장무장 흐르는 강들도 잘 아는 이웃이 되었다. 잘 다녀오시라고, 꼭 이겨내시라고 나무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걱정하지 않는다. 모든 사물과 한마음으로 시인이 꼭 건강해질 것이다.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