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눈치 살피는 진안군의원들

▲ 국승호 제2사회부 기자·진안
“눈치 보느라 안 나왔나벼.”

 

진안군의회가 마이산케이블카저지위원회와 열었던 간담회장에서 다수 참석자들이 쏟아낸 수근거림이다.

 

지난 1일 군의회 박명석 의장을 비롯한 의원 3명은 저지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의장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저지위원회 회원들은 참석 의원들을 상대로 “40억원(군비)이 마이산케이블카 시설사업비로 편성될 것으로 예상되니 의회에서 잘 검토해 문제가 있으면 제동을 걸어 달라. 실시설계용역비 10억원을 승인해 준 지난해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아 달라”는 요지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아직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으니 지켜보고 예산이 실제로 편성돼 의회에 올라온다면 잘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런데 간담회 도중 한 참석자가 간담회에 불참한 의원들을 겨냥해 불만섞인 발언을 했다. 그러자 다른 참석자가 이를 맞받아 의원들의 불참 이유에 대해 “누구 눈치 보느라고 그런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이런 대화가 오가자 다수의 참석자가 잠시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전후맥락상 여기서 ‘누구’는 ‘이항로 군수’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이날 간담회 참석 의원은 박명석 의장, 정옥주 부의장, 이한기 의원 등 3명이었다. 불참한 김광수 의원은 나중에 저지위원회 회원들과 ‘간 크게’ 별도의 미팅을 가지는 우직함을 보였다. 신갑수, 배성기, 김남기 의원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간담회가 미리 예고됐음에도 수백억 원이 걸린 현안문제를 다루는 현장에 나오지 않은 것. 배성기, 김남기 의원은 불과 5분 전까지도 동료 의원들과 같이 있다가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원들이 군수 눈치를 너무나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들이다.

 

집행부에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주민도 군민이다. 의회가 안아줘야 하고, 이들을 만나는 것도 의회가 할 일이다. 누구를 만나는 것까지 군수 눈치를 봐서야 되겠는가.

 

이날 언급된 ‘누구 눈치를 본다’는 말이 단순한 우스개 소리로 그치기를 바란다. 의원은 군수가 아닌 군민의 눈치를 보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