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손님 가로채는 '삐끼' 성행

업체 기사로 착각 핸들 맡겨 / 사고 발생 땐 보험혜택 등 못봐

대리운전 업체와 연결된 고객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속칭 ‘삐끼’가 성행, 회식자리가 많은 연말을 앞두고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보험을 들지 않는 탓에 사고가 날 경우 고스란히 피해는 차량소유주에게 돌아가고 그들의 신분도 명확하지 않아 소매치기 등 범죄 우려도 높은 실정이다.

 

7일 전주지역 대리운전 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전주 서부신시가지를 비롯해 유흥가를 중심으로 호객을 하면서 업체의 대리콜을 가로채는 기사들이 늘고 있다. 대리업계에서는 이들을 ‘삐끼’로 부르고 있다.

 

이들은 대리운전 업체와 연결이 진행 중인 고객을 노리는데, 일부 고객은 업체에서 온 기사로 착각해 차량을 맡기고 대리비를 준다.

 

고객 입장에서는 업체에서 온 기사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렵다. 알더라도 업체 기사보다 빨리 도착해 그냥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고객이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 혜택을 못 받거나, 소매치기 등 범죄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대리운전은 전화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방법으로 업체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업체로 접수된 콜은 소속 기사에게 전달되고, 대리 운전이 끝나면 수익을 나눠 가진다. 대리기사는 업체 수수료와 보험료, 프로그램 사용료 등을 제외하면 대리비의 절반가량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삐끼’기사들은 수수료 등의 부담 없이 대리비를 모두 가져간다. 업계에서는 연말연시 대리운전 업계 요금 인상을 앞두고 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이같은 행위가 더 만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리운전과 관련한 법적 근거가 없어 이같은 대리 가로채기가 단속이나 처벌의 사각지대에 있고, 관리 감독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리운전업은 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전주시 등 지자체에서는 대리운전 업체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