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한옥형 정문, '경주 월정교' 닮았다?

온라인서 모방 주장 논란 / 전북대 "세부적으로 달라"

▲ 전북대 한옥형 정문 조감도

2018년 완공 예정인 전북대학교 한옥형 정문의 조감도를 두고 경주의 ‘월정교’를 모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대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자세히 보면 분명한 차이가 많다”고 해명했다.

 

이달 초 네이버 ‘역사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북대 한옥형 정문의 조감도가 경주시의 ‘월정교’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정교는 신라 제35대 경덕왕 19년(760년)에 축조된 것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복원에 들어간 월정교는 현재 마무리 단계다.

전북대 한옥형 정문의 조감도를 보면 건축물의 전체 구조가 ‘월정교’처럼 공(工)자형을 이루고, 양 끝에 문루(門樓)가 있다. 전북대 정문은 차량이 다니지만, 월정교는 천이 흐른다.

 

국고와 자치단체 지원금, 기부금 등 70억 원이 투입되는 전북대 정문은 건축면적 774.5㎡, 연면적 1086.7㎡에 지상 2층 규모로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 월정교 사진 제공=경주시

주로 ‘전북 거점 국립대의 정문이 경주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문화재를 연상시키는 것부터 석연치 않다’는 의견과, ‘넓게 보면 한옥형 건물로서 문제 될 건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전북대 한옥형 정문이 얼마 전 복원을 마친 월정교를 축소한 모습”이라면서 “건축에서는 지역에 대한 맥락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통일신라 양식 건물이 맥락에 전혀 맞지 않는 건 아니다”고 반론했다.

이밖에도 “전통에 대한 강박적인 면이 한국에선 특히 유별나죠” “과거의 형상을 재현하는 게 한국적인 것은 아니다“ “한옥화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게 문제다” 등의 주장이 잇따랐다.

전북대 측은 ‘월정교’와 유사한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북대한스타일조성본부 관계자는 “전통 건물은 큰 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디자인을 하기 전에 많은 건축물을 봤는데, 퇴계이황의 제자가 기숙사로 사용한 도산서원의 ‘농운정사’를 보면서 공(工)자형 건축물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월정교와 일부 유사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세히 보면 월대의 유무, 이동 공간, 지붕의 형식, 문루의 모습 등 다른 측면이 매우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