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으로 ‘필로티 구조’ 건축물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도내에도 이 공법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실공사가 아니라면 반드시 위험한 공법은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전북은 제대로 된 현황조차도 없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도내에서도 필로티 구조 방식이 널리 쓰이고 있다. 필로티 구조는 지상 1층은 기둥만 있는 개방형 구조로 2층부터 건물 전체를 지표면에서 띄운 형태다. 주차장 확보가 용이해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포항 지진에서 필로티 구조 건물의 위험성이 드러났다. 지진에 견디지 못하고 기둥이 무너지거나 엿가락처럼 꼬인 모습이 확인됐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국정감사를 통해 도내 도시형 생활주택 186단지 가운데 152단지(81%)가 필로티 구조로 건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내 자치단체는 도시형 생활주택 186단지 외에는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도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필로티 구조형 건물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도내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 방식이 보편화 됐지만, 별도 행정 시스템으로 관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심에서 보이는 건물들은 최근에 지어진 것들로 내진 설계가 대부분 들어가 있다”면서 “현장 조사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필로티 구조보다 부실공사가 더 심각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북대 건축학과 김영문 교수는 “1층 주차 공간을 벽으로 채우는 것보다 기둥으로 세우는 것이 지진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필로티 구조 방식 자체가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대로 필로티 구조를 만들면 포항 정도의 지진은 거뜬히 견딘다”면서 “문제는 부실공사에 있는데, 육안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행정의 꼼꼼한 지도 감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