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론을 두고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지속적으로 확산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찬성 측과 반대 측이 각자의 길을 갈 것이라는 ‘12월 말 위기설’까지 나돌아 지역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로서는 설에 불과한 이야기지만 만일 현실화 할 경우 정계개편이 불가피하고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 구도도 매우 복잡해질 수 있어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지난 22일 끝장토론을 통해 통합에 대한 이견을 확인하고, 당 화합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하지만 이후 찬성 측과 반대 측의 감정싸움은 점입가경이다.
찬성 측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원내 5개 정당 중 민주당에 이어 2번째로 지지율이 상승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통합을 위한 움직임을 계속하자 호남 중진들이 찬성 측을 향해 당을 떠나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상황은 점차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SNS에 “가고 싶은 사람만 가라. 기어이 통합을 하겠다면 보따리 싸서 나가라”고 찬성 측을 정면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정치는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한다. 통합으로 정체성과 가치를 잃고, 원내 의석도 잃는다면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확산 일로를 걸으면서 결말이 어떻게 날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린다. 격한 갈등을 겪었지만 극적으로 봉합되면 안정적으로 지방선거를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되면 정치권이 급격한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고 지선 구도도 급변할 수 있다. 우선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서로 다른 길을 갈 경우 전북의 선거 구도는 일단 민주당대 무소속 연대의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내부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반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당 지선 입지자들도 이미 경선 준비를 사실상 완료한 민주당 내부에 들어가 선거를 치를 경우 프리미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본선 무대도 밟아보지 못하고 낙마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입당에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의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호남 의원들도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오히려 점차 확산되고, 서로의 감정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국민의당이 균열하면 전북의 내년 지방선거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