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 전아무개 의원 : “주사파·전대협이 장악한 청와대, 과연 그 청와대의 면면과 실력답습니다. … 사회부총리는 더 심각합니다. 이 분은 온통 반(反)대한민국적인 주의와 주장으로 점철된 길을 걸었고….”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전아무개 의원이 질의한 내용의 일부이다. 전 의원은 이후 몇몇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질의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전 의원은 오히려 “저는 국민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되받아쳤다. 그러나 실제 대다수의 국민은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많은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 발표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73%로 7주 연속 70%를 웃돌았고, 21.4%만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더욱이 전 의원이 소속한 자유한국당은 16.4%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마치 전국민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으로 70%가 넘는 국민들이 현 정부에 보내는 희망과 지지를 부정한 셈이다. 결국 전 의원의 이름이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지킨 것은 국민들이 그 생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를 나무라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흔히 스스로를 드러내기 위한 방편으로 튀는 발언을 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을 존재하도록 만든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절하한 인식은 결코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2.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회의
- 류아무개 최고위원 : “포항 지진은 문 정부에 대한 하늘이 주는 엄중한 경고다. 천심이라고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류아무개 최고위원은 포항 지진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고 혼란방지와 사태수습에 전 국가적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왜 하늘이 포항 시민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했는지 류 최고위원은 납득할만한 해명을 해야할 것이다.
류아무개 최고위원도 해당 발언 이후 몇몇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역시 국민들이 공감해서라기 보다는 상식 밖의 이야기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반응보다 부정적인 이미지만 각인시킨 모양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중에는 소를 키우던 농부 출신 이력을 가진 김현권 의원이 있다. 최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은 특유의 경력과 성실함으로 농업분야에 정통한 질의를 이어갔다. 농민이 실제 느끼는 고충을 담아낸 깊이 있는 질의에 예결위원들은 박수를 보냈고, 언론도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도 공감을 표하면서 정책에 참고하겠다며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본인을 내세우고 싶다면 이와 같아야 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묵묵히 수행해 나간다면 스스로를 숨기려해도 저절로 드러나는 법이다.
「사기(史記)」에는 평원군의 일화가 나온다. 다른 나라와의 교섭을 위해 학식 있는 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조(趙)나라의 평원군은 “현명한 선비는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아서 그 끝이 금세 드러나 보이는 법”이라고 말했다.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어떤 상황에 있어도 두각을 나타내기 마련이라는 뜻의 ‘낭중지추(囊中之錐)’가 여기에서 유래한다.
굳이 자극적인 발언을 하지 않아도, 특정 소수의 입맛에 맞는 말로 환심을 사지 않아도 오직 능력과 성실함으로 소임을 다 하는 사람은 결국 눈에 띄게 되고 지지와 응원을 받기 마련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전형을 보여준 김현권 의원에게 동료 의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찬사를 보내며, 우리 사회에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인물이 보다 많아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