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 인간의 삶과 닮아 현대인에 주는 영감 무궁 무진하죠"

김원익 신화연구가 강연

▲ 지난 28일 공간 봄에서 김원익 신화연구가가 강연을 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 속 ‘세이렌(Seiren)’처럼 지나가는 고객들을 매혹해 발길을 붙잡는다.”

 

국내에만 약 1030개 매장이 있는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STARBUKS)’. ‘스타벅스’하면 자연스럽게 녹색 원형 안에 물결 머리를 한 여성이 그려진 로고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세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다리처럼 둘로 나뉜 인어 꼬리를 가진 요괴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해 섬으로 오게 한 다음 잡아 먹었다고 전해진다. 스타벅스가 브랜드를 상징하는 로고에 세이렌을 넣은 이유 역시 같다. 대중에게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매력적인 커피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카메라 브랜드 ‘올림푸스’, 화장품 브랜드 ‘헤라’, 국내 음료수 ‘암바사’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브랜드와 상품에는 신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왜 다양한 브랜드 상품과 로고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과 소재를 이름으로 한 것들이 많을까.

 

김원익 신화연구가(세계신화연구소 소장)가 지난 28일 전주 ‘공간 봄’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마당의 ‘수요포럼’에서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기독교 문화와 함께 서양 문화를 이루는 양대 축이에요. 어릴 때부터 수업시간에 신화를 들어온 서양인들에게는 친숙한 콘텐츠죠. 동시에 신과 영웅이 가진 삶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가치를 높입니다. 신화가 현대 삶에 주는 영감은 무궁무진하죠.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아요.”

 

그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우리 실생활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으며 인간의 삶과 닮았다”고 말했다. “신화를 공부하면서 어려운 신들의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왜 이런 신과 영웅이 창조됐고 역사가 쓰였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가 설립한 세계신화연구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발판이다. 자료가 부족한 그리스·로마 신화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인간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 메시지를 찾아내고자 한다. “신화는 박제된 이야기가 아니라 이어져온 현재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감히 ‘인간의 원형’이라고 봐요. 인간의 삶과 닮은 신들의 기록을 통해 현대인의 삶의 태도를 고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