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썼던 <내가 만약 시장이라면> 칼럼에 대해 <전주를 전주답게> 라는 반론이 있었다. 시장과 가까운 사이라면서, 시장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전주역 마중 길과 전주경기장의 시민 공원화에는 찬동한다는 알 듯 모를 듯한 반론을 읽고 응대해주는 것이 예의이다 싶었다. 전주를> 내가>
기왕이면 시장님이 시청으로 초대하여 차 한잔하면서 반대 생각에 귀를 기울이거나, 전임시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깊은 고민을 이야기해주면 더욱더 좋았을 것이다. 반론은 시장의 문화생태도시 전략이 지역상권의 표를 의식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 같은 이들은 국민들의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지역 중소상인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재래시장에서 ‘서민 흉내’ 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반론에서는 ‘서울 같은 전주’보다는, ‘전주를 전주답게’를 주장하였다. 필자도 ‘서울 같은 전주’ 보다는 ‘전주 같은 전주’를 원한다. 다만, 문화생태도시와 아시아 문화 심장 터로 포장하면서, 낙후된 전주를 방치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울이 싫다고 하니, 비슷한 규모의 천안 및 청주와 비교해보자.
시골 정거장처럼 낙후된 시외버스터미널, 리모델링 했지만, 여전히 옹색하기 그지없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전주역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비행기를 타려면 군산이나 광주 그도 아니면 청주까지 가야 한다. 반면, 천안과 청주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그리고 백화점이 결합된 첨단 신식건물의 종합버스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서울로 가는 교통 요지인 천안의 KTX역은 말할 것도 없고, 청주 또한 오송역과 청주공항이 활성화되어 있다.
천안과 청주에는 신세계, 현대백화점과 고급 아웃렛몰이 즐비한 반면, 전주에는 롯데 백화점 한곳과 마트만이 존재할 뿐이다. 사람 우선의 문화생태도시에도 최소한의 교통 인프라와 편의시설은 있어야 한다.
말이 나온 김에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에 대해 재론하고자 한다. 전임시장이 민간사업자와 컨벤션센터, 호텔과 대형쇼핑몰을 짓기로 한 계약을 백지화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세간의 이야기대로 리더들의 갈등 때문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시민들의 혈세를 들이지 않고, 30년 후에 돌려받기로 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국비지원까지 반납하면서 막대한 시민혈세를 들여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이유는 명분으로는 문화생태도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역상권의 반대 때문일 것이다.
전주에는 덕진 공원이 있고, 수달과 백로가 뛰노는 청정하천도 존재하여 문화생태도시로 부족함이 없다. 차라리 시민공원을 조성하려는 시민의 혈세를 지역영세상인을 지원하는 것에 사용하였으면 한다.
한발 양보하여 문화생태도시 전략도 이해하겠다. 불편하지만, 전주역 마중길은 더 이상 확대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다시 시민혈세를 들여 마중길을 부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굳이 전주종합경기장을 시민공원화 하겠다면, 내년의 시장선거 후에 공론화위원회를 통하여 결정하였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의 신고리 공론화 위원회는 시민들이 숙의를 통하여 정책 결정하는 모범을 보여 주었다. 전주시는 시장뿐만 아니라 평범한 전주 시민들이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 공간이다. 조급한 결정이나 정책 전환보다는 명확한 청사진과 시민들의 합의를 이룰 때까지 정책 결정을 미루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