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은화·다윤양 가족, 문 대통령에 편지 "유골 은폐 논란 공무원 선처를"

▲ 조은화, 허다윤 양의 어머니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 청와대 제공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조은화 양의 어머니와 허다윤 양의 어머니가 지난달 30일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며 자신들이 쓴 편지를 남겼다.

 

편지에는 “현장 책임자인 이철조 단장님, 김현태 부단장님이 잘 마무리 되어서 지금 자리에서 열심히 세월호 가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머리숙여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두 어머니는 조은화 양은 대부분 수습되고, 허다윤 양은 일부만 수습된 채 딸들의 생일 전인 지난 9월 23일 이별식을 치렀다.

 

두 어머니는 편지에서 “세월호 참사에는 생존자, 유가족, 미수습자로 나누어집니다. 생존자는 트라우마, 유가족은 진실규명, 미수습자는 가족을 찾는 것…. (…) 각자 입장과 처지가 다르고 누가 더 아프고 덜 아프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라며 “이별식으로 은화, 다윤이를 보낸 엄마들이 이별식 후에 (유골이) 나오면 언론에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찾은 가족에게는 다행이지만 아직 못찾은 가족에겐 고통과 찾은 게 부러움의 일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두 어머니는 “그래서 10월에 나온 (유골이) 은화, 다윤이로 밝혀진 것도 언론에 내보내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이 상황을 직접 겪고 함께 생활을 한 현장 책임자가 법과 규제만 이야기 했다면 가족들은 더 힘들었겠죠. 아직 못찾은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 찾은 가족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 유골은폐, 적폐로 낙인 찍힌다면…. 은화, 다윤이 엄마는 평생 현장 책임자 가족에게 마음의 짐을 지고 살 것 같습니다”고 강조했다.

 

두 어머니는 이어 “과연 이철조 단장님과 김현태 부단장님이 이 사실을 숨기고(…) 과연 두 분이 얻을 게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아픔 속에 장례를 치르는 가족, 찾았지만 다 못찾고 찾은 것이 있다해도 못찾은 가족을 생각해서 내려가지도 못하는 가족을 배려한 것밖에 없습니다”라며 “현장 책임자로서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사람을 중요시 여기시는 대통령님의 배려로 현장에서 수고한 부분이 반영되길 바랍니다”고 적었다. 또 “못찾은 가족들도 고의적이지 않고 악의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나온분들 중의 한 분으로 생각하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두 어머니의 동의를 얻어 4일 편지내용을 페이스북에 공개했으며, 이날 오후 시민사회비서관실을 통해 문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